김정은 “피로써 검증된 우의” 북-러 ‘혈맹’ 격상 전세계 알려

이제훈 기자 2025. 4.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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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각) "오늘 쿠르스크주 영토에 마지막으로 남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마을인 고르날이 해방됐다"고 한 데 이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도 28일 "꾸르스크(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 참전"이라며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참전 북한군의 임무를 '쿠르스크 해방'으로 한정한 것에서 드러나듯, 북·러의 북한군 참전 공식 확인은 북한군의 참전 임무가 일단락됐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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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19일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러 조약에 합의·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각) “오늘 쿠르스크주 영토에 마지막으로 남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마을인 고르날이 해방됐다”고 한 데 이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도 28일 “꾸르스크(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 참전”이라며 북한군의 참전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확인했다. 양쪽은 이틀 간격으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 사실을 인정하며 ‘쿠르스크’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불리한 전황의 돌파구를 열고자 지난해 8월6일 러시아 서부 국경도시인 쿠르스크를 공격해 일부를 점령했는데, 러시아와 북한이 이를 ‘되찾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쿠르스크’는 북·러 양국 정부의 북한군 참전 발표의 맥락을 가늠할 안내등이다. 북·러의 셈법은 같은 듯 다르다. 러시아는 5월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을 앞두고 ‘쿠르스크 수복’을 앞세워 내부에 ‘승전’을 선전하려는 듯하다. 반면 북한은 쿠르스크에서 “로씨야연방(러시아)의 영토를 해방하는 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러시아에 내세우면서도, 국제사회에는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아닌 ‘방어전쟁’에 함께했다는 방어막을 치려는 이중포석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주목할 대목은 북·러 모두 북한군 참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혈맹’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는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서면 입장문’에서 “전투 포화를 헤치며 피로써 검증된 두 나라 사이의 불패의 전투적 우의”라거나 “꾸르스크 지역 해방작전의 승리적 결속은 동맹 관계의 가장 높은 전략적 높이를 과시”했다고 자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전 북한군 가운데 전사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희생된 군인들의 묘비 앞에는 영생기원의 꽃송이들이 놓일 것”이라며 “참전용사들의 가족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보살피기 위한 국가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이틀 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병사들은 러-북 조약에 따라 쿠르스크에서 우리 군과 한 참호에서 어깨를 맞대고 피를 흘리며 싸웠다”고 묘사했다.

북·러의 ‘혈맹 관계’ 강조는 더 나은 양국 관계 다짐으로 이어진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는 “금후(앞으로) 조로(북-러) 친선협조관계의 모든 방면에서의 확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목숨을 바쳐 러시아를 도왔으니 앞으로 북-러 동맹이 강화돼야 하며, ‘정산’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속내가 담긴 외교적 표현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크렘린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러시아 국민은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업적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참전 북한군의 임무를 ‘쿠르스크 해방’으로 한정한 것에서 드러나듯, 북·러의 북한군 참전 공식 확인은 북한군의 참전 임무가 일단락됐음을 가리킨다. 다만 북한군이 조만간 북한으로 복귀할지는 두고 볼 문제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가 “노동당 중앙위와 공화국 정부의 위임에 따라 앞으로도 변함없이 로씨야(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성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조로 국가 간 조약 정신에 기초한 임의의 행동에도 충실할 것임을 확언한다”고 밝힌 대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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