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구글 한국 지도 해외 반출, 심도 있게 검토 중”…왜?
한국 지도 해외 반출, 관세 협상 카드 되나?

정부가 축척 1 대 5000의 고정밀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게 해달라는 구글의 요청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지도 반출 문제는 미국 정부가 한국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언급한 바 있다. 관세 협상을 앞둔 한국 정부가 통상 협상을 위해 구글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28일 구글이 1 대 5000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적 있냐”고 묻자 “반출을 요청해서 지금 관계부처 간에 심도 있게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일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논해서 범부처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장 의원은 구글 지도 반출 관련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시설’을 주장했다.
박 장관은 장 의원이 “지난 3월24일에 국무조정실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복귀하면서 국토부에 지도 반출 관련 요청을 했냐”고 묻자 “한 총리의 복귀와 관계없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정보공개법상 반출 대상이 특정되지 않으면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은 지도 반출 대상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공간정보관리법상 국외 반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신청을 받으면 국토부 장관이 협의체를 구성해서 (판단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구글 지도 반출이 국가 안보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의원은 “네이버지도에서는 공항이나 주요 군사시설이 뿌옇게 나오지만, 구글 위성지도에서는 상당히 자세하게 나온다”며 “이 때문에 벨기에와 우크라이나에서도 (구글의 지도 해외 반출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저희가 지금 어떤 결론도 내지 않고 성실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구글 지도 해외 반출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유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가 그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논평할 입장은 없다”며 “범부처 협의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 지도 해외 반출은 구글의 숙원사업이다. 구글은 2016년에도 고정밀 국내 지도를 해외로 보낼 수 있게 해달라 했지만, 한국 정부는 국가안보상 군사기지·시설 등의 위성사진을 흐릿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조건부 허용을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위치 기반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못 하게 하는 것을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주 미국과 관세 협의에 돌입하는 한국 정부가 통상 협상 카드로 구글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 의원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을 미국에 떠넘기면 안 된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요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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