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빼닮은 웰바이오텍…우크라 재건주, CB로 시세차익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관계자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 조치하면서 ‘웰바이오텍’의 자료도 함께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브리핑에서 “웰바이오텍의 전환사채(CB) 취득·전환 자료 등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로 인계했다”고 말했는데요, 삼부토건 관계사라는 웰바이오텍은 어떤 회사일까요.
3월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웰바이오텍의 주가 흐름이 삼부토건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조사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이 주목한 것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 전환사채입니다. 전환사채는 상장사의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주가조작에 종종 악용됩니다. 전환사채를 사모로 발행한 뒤 해당 종목의 주가를 띄우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삼부토건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해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홍보(5월24일)하는가 하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유라시아경제인협회 고위 관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고 공시(5월12일)하기도 했습니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5월23일 폴란드에서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공동 주최한 단체입니다.
웰바이오텍은 주가가 급등한 뒤 2023년 6~8월 중 세 차례에 걸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 상장됐습니다. 전환사채의 발행가격보다 주식으로 바뀌어 상장했을 때의 주가가 높아져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세차익이 발생했을 거란 추정이 나옵니다. 김 의원은 이런 방식으로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약 370억원의 시세차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봤습니다.
웰바이오텍은 이 기간 또 다른 테마주에도 이름을 올립니다. 재건 포럼이 열리고 두달 뒤인 2023년 7월 웰바이오텍의 주가는 한 번 더 급등했는데, 이번에는 ‘리튬 수혜주’가 됐습니다. 짐바브웨 정부로부터 리튬 원광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알리면서(7월11일) 7월 초 1858원이던 주가가 28일 4740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도 2023년 7월15일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해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리튬 원광 취득 거래와 관련된 거래 실질과 자금 흐름의 타당성 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했습니다. 테마에 편승해 기존 사업과 무관한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는 것 역시 금감원이 지적한 바 있는 수법입니다. 삼일회계법인은 전환사채에 대해서도 “거래와 관련해 공시의 적정성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현재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은 거래가 정지돼 있습니다. 삼부토건은 지난달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고, 웰바이오텍은 2023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두 기업 모두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웰바이오텍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부분 자본잠식까지 발생한 상태입니다.
금융당국은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봤습니다. 다만 여기에 웰바이오텍 등 관계사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부토건의 관련 계좌와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흐름이 있고 관련 자료를 종목 구분 없이 검찰에 넘겼다는 것”이라며 “이번 검찰 고발은 삼부토건에 대한 조사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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