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빠진 방심위 '2인 회의' 강행… 노조 "즉각 동반 사퇴해야"

박재령 기자 2025. 4. 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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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추천 2인, 회의 열고 의결 진행
방심위 노조 "염치 없다, 수당 축내지 말라"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은 가운데 남은 윤석열 대통령 추천 위원 2인(김정수·강경필)만으로 방심위 회의가 열렸다. 본래 방심위는 9인으로 구성된다. 한 방심위원은 2인 체제 운영에 대한 법무팀 검토를 받았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28일 오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와 전체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당일 오전까지도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확정되지 않아 내부가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방심위원들은 오후 2시로 예정된 통신소위를 20분 늦췄고 직전까지 별도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정수 위원이 위원장 대행을 맡는 식으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수 위원은 통신소위가 끝난 뒤 회의 개최 배경을 묻는 기자들 질의에 “지금 보시다시피 마약, 금융사기, 도박 이거 (심의) 안 하면 어떻게 하나. 그 사람들은 피해자”라며 “(2인 체제에서 심의할 수 있다는) 법무팀 검토를 받았다”고 말했다.

방심위 노조 측은 2인 체제 방심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냈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은 28일 미디어오늘에 “애초 3인 체제 운영도 불법이었는데 염치가 없다. 류희림 체제 잔당들은 회의 수당 축내지 말고 즉각 동반 사퇴하는 것이 방심위 직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밝혔다.

이날 위원들은 회의에서 법정제재를 의결하지 않았다. 통상 법정제재가 나오는 의견진술 안건에 대해서도 별도 의결을 하지 않고 자문특위로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놓고 2인 체제 방심위에서 의결되는 법정제재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정수 위원은 28일 통화에서 “무관하다. 자문특위 의견을 받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의 사직 절차는 아직 진행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문을 받았지만 아직 인사혁신처 재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재가 결정권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류 위원장의 후임도 한덕수 대행이 임명할 수 있다. 류희림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추천이라 보궐 위원 추천 몫도 대통령에 있다.

▲ 류희림 위원장이 빠진 채 2인 위원(김정수, 강경필)끼리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일각에선 한덕수 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기 전 류희림 위원장의 후임을 임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 일동은 28일 <'류희림 대타 알박기' 꿈도 꾸지 말라!> 성명을 내고 한 대행에게 방심위원 임명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위원 일동은 “류희림이 스스로 물러난 지금은 방심위를 다시 재정비하여 제대로 된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류희림 대타'라니, 제정신으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무엇보다 '류희림 대타 알박기'는 법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대행의 권한은 자제해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덕수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덕수든, 한덕수가 사퇴하고 최상목이 이어받든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몫 방심위원을 위촉할 권한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한 류희림 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 수십명에게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에 대한 심의 민원을 사주했다는 '민원사주' 의혹을 받고 있다. 2024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방심위로 해당 사건을 송부하면서 의혹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지난달 한 방심위 간부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류 위원장이 거짓 진술을 칭찬했다고 폭로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권익위는 지난 21일 류희림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를 인정하며 감사원에 사건을 이첩했고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도 류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이 가결된 상태다.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내부에선 해석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지부는 26일 류 위원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임기 내내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류 씨가 이제와 사퇴한 것은 '도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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