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한정이라니'···울산, SKT 유심 교체 첫날 대란
지역 매장도 개장 전 오픈런 행렬
예약사이트 대기만 10만명 넘어
교체시기 늦어질라 고객만 불안

"오늘 준비된 유심 50개 10시에 소진됐습니다."
SK텔레콤이 유심(USIM) 정보 해킹 이후 처음 무상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이른 아침부터 전국 T월드 매장 곳곳은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가입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께 울산 남구 삼산디자인거리 일대 3곳의 SK텔레콤 대리점 앞은 대리점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건물을 빙 둘러싸고 옆 건물까지 수십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대부분 가족끼리 같은 통신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들이 함께 줄을 서는 모습도 보였다.
오전 8시부터 줄을 서 있었다는 한 70대는 "유심 교체해야 한다는 문자도 못 받았다. 뉴스 보고 일찍 왔는데 대리점이 10시에 문을 여는지도, 예약사이트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호소했다.


20번대 번호표를 받은 박수희(26·구영리) 씨는 "가족 모두 SKT를 사용 중이라 같이 교체하러 나왔다"며 "예약하기도 어렵다고 해서 일단 '오픈런' 했는데 오늘 교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이 대리점에서 이날 준비한 유심은 총 50개로 10시 전에 번호표가 동났다. 인근 대리점에서도 비슷한 물량을 확보했는데, 물량이 소진된 지 모르고 줄을 서 있다 되돌아가는 가입자들도 있었다.
대리점 직원들은 온라인 예약사이트를 통해 유심 교체 예약 신청을 한 뒤 대리점을 방문해 달라고 안내했다.
한 대리점에서는 "신규 가입 고객도 받아야 해서 유심 교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하자, 시민들은 "유심 교체가 우선돼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예약사이트에도 이용자가 몰리면서 대기 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서자 유심을 교체하지 못할까 불안함을 느낀 일부 가입자들은 "유심을 택배로 보내라. 왜 오라 가라 하느냐", "유심을 왜 그것밖에 확보 못 했냐. 그 사이 어디서 돈 빠져나갈까 무섭다"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특히 노령층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 접속하는 것마저 어려움을 겪으며 대리점 직원이나 줄을 선 청년들 도움을 받아 예약했다. 그러나 어렵게 예약을 해도 대기자가 많아 언제쯤 유심 교체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대리점 사원은 "유심을 교체하면서 개통도 다시 해야 해 대리점을 방문해 주셔야 한다. 오늘 유심 교체를 하지 못한 분들은 유심보호서비스부터 가입해 달라"며 "유심 추가 주문을 넣어도 언제, 몇 개가 더 들어올지는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유심 무상교체 행렬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도 이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부산에서 한 60대 남성이 자신이 쓰고 있던 SK텔레콤 휴대전화가 갑자기 계약 해지되고 본인 명의로 KT 알뜰폰이 개통돼 은행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현재 경찰은 SK텔레콤 해킹 공격으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배당한 가운데, 아직까지 발생한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카드사, 보험사 등은 피해예방을 위해 SKT 본인 인증을 막고 금융 사이트 인증 방식을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변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SK텔레콤 '유심 무상교체' 및 '유심보호서비스'를 사칭한 피싱·스미싱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이용자들은 공동 대응 사이트를 개설하고, 유심 정보 탈취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민동의 청원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18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으로 유심 정보 탈취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가입자 2,300만명과 SK텔레콤 망 이용 알뜰폰 187만명을 포함해 2,500만명에 달한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