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간 논문지도 제자 성폭행, 거액요구 협박한 계명대 전 교수 구속기소
성관계 유포 미끼, 1억원 요구 협박
피해자 PTSD, 정신적 후유증 호소
2023년 5월 경찰에 고소, 8월 송치
검찰 "권력형 성범죄에 엄정 대처"

1년 6개월에 걸친 논문지도 및 심사를 미끼로 제자를 성폭행하고 억대 금품을 요구한 전 계명대 교수(2023년 10월16일자 10면)가 구속기소됐다. 피해자는 사건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했고, 교수는 파면됐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최희정)는 28일 지도교수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 제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전 계명대 교수 A씨를 피감독자간음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검찰이 신청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5월14일 주말인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대학 연구실을 찾아온 제자 B씨에게 술을 먹인 뒤 만취한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박사과정인 B씨의 논문 지도교수였다. A씨는 이후 2022년까지 B씨를 상대로 논문 지도교수 지위와 위력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이 과정에서 '1억원을 입금하는 동시에 성관계 녹음은 폐기처분할 것이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B씨를 협박해 금품 갈취도 시도했다.
B씨는 그 과정에서 수차례 길거리에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가는 등 PTSD 증상을 보였고, 불면증과 우울증, 불안증세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B씨는 당시 "성폭행에 항의하고, 금품을 주지 않자 논문통과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며 "A씨가 해당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졸업 후에도 그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2022년 말 계명대 인권센터에 A씨를 신고했다. 피해사실을 접수 받은 뒤 사건을 조사한 인권센터 측은 '고충처리 및 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2023년 1월 A씨에 대해 '성폭행 및 인권침해의 건'으로 징계를 요구했고, 대학은 같은해 3월쯤 최고 수위인 파면 결정을 내렸다. A씨가 교원소청심사나 파면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파면은 확정됐으나 성폭행 사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아 A씨는 외부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그는 "교수로서 학교 외부 부적절한 장소에서 논문지도를 한 것이 사실이라 징계에 대한 구제 요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성폭행을 한 적이 없고, 돈 얘기를 했지만 협박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2023년 5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같은해 8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에서는 성폭행과 협박에 이어 배임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불구속 송치된 이 사건의 피해자 조사 및 '위력' 에 대한 법리 검토 등 충실한 보완수사를 통해 1년 6개월에 걸친 논문 지도 및 심사 기간 동안 지도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위력을 사용한 성범죄가 지속되었음을 규명했다"며 "범행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을 구속 기소했고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향후 권력형 성범죄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1216390003934)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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