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노동자 15.6% 산재 경험...76.3% “인력부족 탓”
10명 중 6명 육체적·정신적 소진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업무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재해 주요 원인으로 ‘인력 부족’과 ‘수면 장애 및 피로 누적’을 꼽았다. 노동집약적이고 야간 교대 근무가 많은 보건의료산업 현실이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28일 산재노동자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25년 보건의료 노동자 정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건의료 노동자 15.6%가 최근 2년간 한 번 이상 업무상 사고 및 재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67.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수면 장애 43.7%, 넘어짐·부딪힘 37.2%, 절단·베임·찔림·끼임 35.2%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보건의료 노동자 4만4,000여 명이 참여했다.
업무상 사고 및 재해 원인으로는 응답자 76.3%(복수응답)가 ‘인력 부족’을 꼽았고, ‘수면 장애 및 피로 누적’도 68.8%에 달했다. 실제로 보건의료 노동자 10명 중 6명(61.7%)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밤 근무를 하고 있으며 월평균 밤 근무를 6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에도 시달렸다. 최근 1년간 업무 중 ‘폭언·폭행·성폭력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55.7%였다. 2018년 감정노동자 보호법,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당시 69%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다수는 '참고 넘겼다’(폭언 75.5%, 폭행 61.2%, 성폭력 66.4%)고 했다. 직장 상사나 동료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는 10명 중 두세 명 정도였다. 직장 내 노조나 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요청(1~2%)하거나 법적 대응 또는 외부 제도적 장치에 요청한 사례(0~1%)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번아웃(직무 소진)도 심각했다. 응답자 79%가 ‘일을 하는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해서’라고 답했고 68%는 ‘육체적 소진’을, 60.9%는 ‘정신적 소진’을 호소했다. 직군별로는 간호직에서 직무 소진 수준이 평균 이상(육체적 75.9%, 정신적 67.8%)으로 높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의료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를 통한 보건의료인력 확충 △주4일제 도입 △의사인력 확충으로 공공·지역·필수 의료 강화 등을 요구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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