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박정희 참배 이재명…"이들도 계엄-긴급권남용 했잖나" 답변은

대선후보 선출 첫 일정 국립현충원 방문 "'이제는 다 묻어두자' 이런 얘기는 아니다"
국민의힘 "경선이 아니라 총통 추대식" 개혁신당 "비명횡사, 숙청하고 통합? 같잖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김용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하자 이들도 계엄으로 국가긴급권을 남용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묻어두자는 것이 아니라 공과를 평가하고 통합하자는 의미라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당 대선 후보 선출 확정 뒤 첫 일정을 이승만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참배로 시작했다. 이번 조기대선이 위헌적 비상계엄에 따른 것이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비상계엄으로 국가긴급권을 남용했는데도 이런 일정을 잡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 후보는 “다 묻어두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면서 “공과를 평가하고 이제는 통합을 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2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이 후보는 이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김대중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했던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역에도 참배했다.

이 후보는 “이미 돌아가신 분들을 놓고 현실적 정쟁에 빠졌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며 “망인들 문제와 평가는 역사가들과 시민 사회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 개선이 정치의 가장 큰 몫이니 가급적 지나간 이야기, 이념, 진영은 잠깐 곁으로 좀 미뤄 주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 부정적 평가가 다 가능하다. 소위 공과가 다 있다”며 “한쪽에 몰입하지 말고 양 측면을 다 함께 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에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에 당내 이견이나 반대는 없었느냐',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치러지는 것이고, 헌재 결정문에도 두 전직 대통령의 국가 긴급권 남용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적 평가들까지 고려한 일정이었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의가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친위 군사쿠데타는 개인적 야망 욕망을 위한 헌정질서 파괴행위 최악의 내란 행위로, 그 세력들의 시도들을 막는게 우선”이라면서 “당내에 시민 사회에 다른 의견들이 많을 거고, 민주당 지도부 행보로 의구심을 갖거나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역사적 평가에는 양 극단이 존재하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에 긍정적인 생각만 갖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다 묻어두자' 이런 얘기는 아니다.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과는 공과대로 평가해 보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 통합이고 국민의 에너지를 색깔과 차이를 넘어 한 데 모아서 희망적인 미래로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게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이 평소에도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고언도 많이 해주신다”며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대표적인 인물로 윤 전 장관에게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주십사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김경수 전 후보도 역할을 당연히 역할을 많이 하실 거라고 보고, 지역이든 중앙 선대위든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당연히 큰 역할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당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은 이 후보의 압도적 득표율과 통합 행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날 89.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민주당 대선후보에 선출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8일 비대위 회의에서 “무려 89.77%의 득표율로 민주당이 이재명 일극 독재 정당임을 입증한 사실상의 이재명 대관식이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90%에 육박한 득표율은 3김(金) 시대에도 없었다. 조선노동당에서 볼 수 있는 득표율”이라며 “경선이 아니라 총통 추대식이다. 이재명 세력은 압도적 승리라고 자랑했지만, 지난 3년 동안 민주당의 1인 지배 독재 체제의 결과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비상계엄을 일으킨 세력은 비명횡사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밝힌 뒤 “이 후보가 일성으로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좀 우습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반대파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효과적으로 숙청해 온 이재명 후보가 이제 와서 통합을 이야기한다는 것, 국민 중에 그 어떤 분이 믿겠는가? 사실 좀 같잖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