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무 많은 종묘 숲에 딱따구리 둥지 수는 적었다. 왜?
숲 규모 비해 적은 둥지, 지나친 가지치기 탓 추정

딱따구리 보전단체 딱다구리보전회는 27일 제2회 '딱따구리의 날'을 맞아 시민들과 서울 종로구 종묘 숲에서 딱따구리 둥지를 찾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창립한 딱다구리보전회는 딱따구리의 역할에 주목하고 이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4월27일을 딱다구리의 날로 정했다.
종묘 숲은 조선시대부터 잘 관리돼 온 궁궐 숲으로 과거에는 창덕궁 숲과 이어져 있었다. 현재는 갈참나무 등 참나무류와 느티나무, 소나무 등으로 이뤄져 있다. 보전회는 이날 종묘 숲에서 다섯 개 이상의 딱따구리 둥지를 발견했다. 나무에 작은 구멍을 내어 밤을 지새는 용도로 활용하는 잠자리 둥지는 물론 청딱다구리가 새끼를 키워내기 위해 귀룽나무에 크게 구멍을 판 번식용 둥지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종묘 숲의 큰 규모에 비해 둥지 수는 아주 적은 편이라는 게 보전회 측의 설명이다. 김성호 딱다구리보전회 공동대표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라면 딱다구리가 만든 둥지 서너 개는 있고 한 나무에 7종이 머물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종묘 숲 나무에는 딱따구리 둥지 수가 많지 않음을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딱다구리는 썩거나 썩기 시작한 무른 나무에 둥지를 잘 만든다"며 "하지만 궁궐 숲이라서 조금만 썩어도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인지 둥지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전회는 쇠딱다구리나 오색딱다구리 같은 종은 도심의 공원이나 근교 숲에서도 관찰할 수 있지만 개발과 지나친 간벌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딱다구리보전회 1주년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딱따구리 보전 방안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김 공동대표는 까막딱따구리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를 추정했다. 그는 "딱다구리는 둥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암수가 교대하지만 번식이 끝나면 혼자 지켜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빼앗긴다"며 "다른 동물이 침범하면 더 먼 곳에 둥지를 지어야 하는데 숲 면적이 줄고 건강성이 훼손되면 '둥지 전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석환 공동대표는 "지난 3월 경북 산불로 딱다구리의 보금자리인 산림 면적이 서울시 전체 규모만큼 사라졌다"며 "일부러 심은 나무는 죽거나 토양에 쓸려 내려가 나무가 없는 녹색 황무지가 되지만 그대로 두면 활엽수 중심의 숲으로 5년이면 자연 복원된다"며 산림청 중심의 복원 정책 문제점을 지적했다.


봉산생태조사단인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은평구 봉산에 까막딱따구리를 제외한 5종이 살고 있다"며 "편백나무 힐링숲 조성 사업, 무장애 숲길 조성 사업, 모두베기 방식의 숲 관리, 꽃잔디밭 설치 등 과도한 공원화 사업에 의해 숲의 자연적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고 전했다.
딱다구리보전회는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청딱다구리를 '서울시 야생생물보호종'에서 해제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쳤다. 또 과도한 숲 개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은평구 봉산과 경남 밀양과 부산, 서울 양천구 용왕산 등 네 곳에서 딱다구리탐험대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딱따구리가 표준어이지만 학계와 탐조가 사이에서는 '딱다구리'라는 표현을 선호해 단체명 역시 딱다구리보전회로 지었다.
나무를 두드려 구멍을 내고 둥지를 짓는 것으로 유명한 딱따구리는 딱따구리목 딱따구리과 새를 통칭한다. 세계에 240여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쇠딱따구리, 아물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까막딱따구리 등 6종이 산다. 이 중 까막딱따구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및 천연기념물 제242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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