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이재명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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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후보 수락연설에 담긴 '말의 성찬'
-장대한 서사시(敍事詩), 그러나...
-'내란 정리'와 '국민 통합', 가능한가
-이, 미래로 이끌 준비 돼있나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이재명 전 대표를 대통령선거 후보로 최종 선출했다. 우선 축하인사부터 전한다.
대선 3수생인 이 후보는 수락연설을 통해 '이재명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수락 연설은 마치 장대한 서사시처럼 흐른다. "내란과 퇴행의 시대를 청산하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반복되고, 민주주의 회복, 민생경제 재건, 국민통합이라는 거대한 기치를 내걸었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주장에는 상당한 허구성과 모순, 그리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짙게 깔려 있다.
우선, 이 후보가 제시한 '진짜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추상적'이다. 그러다보니 '구호' 성격이 짙다. 연설은 감성에 호소하는 문구들로 가득 찼지만, 감성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오히려 불안을 자아낸다. 특히 이 후보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내란과 퇴행의 상태"로 규정했다. 그는 "군정을 통한 영구 집권 시도", "친위 쿠데타"와 같은 극단적 표현들을 동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진단은 객관적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2025년 현재, 한국은 여전히 선거를 통해 정권이 결정되고, 언론과 시민사회는 오히려 좌파진영으로 기울어져 활발하게 기능하고 있다. 설령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고,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군사 쿠데타'나 '군정'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이 후보의 진단은 현실에 기반하기보다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정략적 언어에 가깝다. 그가 제시한 약속들-'성장회복, 양극화 해소, 국민통합'-은 이상적이지만, 이 후보와 민주당의 지금까지의 언행이나 당론으로 볼 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 보여준 경제 비전은 포퓰리즘과 '친노동 반기업' 성향이 강했다. 새로운 성장동력과는 정반대의 길이다.
국민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분열과 갈등을 끝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그의 언어는 극단적 이분법에 기초하고 있다. 구 여권에 대해 '내란 세력', '퇴행 세력'으로 낙인찍고, 스스로를 '민주주의 회복자'로 규정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정치 보복'과 '내란 책임'은 다르다고 말해왔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통합은 '경쟁세력의 말살'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타협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후보의 연설에는 그런 성찰이 결여돼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이 후보가 자신의 정치 경력을 일종의 영웅서사로 포장했다는 점이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을 '국민주권 실현'의 사례로 소개했다. 그러나 그가 추진한 많은 정책들은 '현금 살포'나 '이벤트성 사업'으로 비판 받아왔다.
이 후보는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한 유능한 리더'처럼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제 행정 성과는 보다 복합적이고 논란이 많았다. 대장동 개발과 같은 개발사업에는 온갖 의혹이 뒤따랐고, 성남시와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배임을 비롯한 12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또 이후보는 연설을 통해 끊임없이 '희망'을 노래했지만, 그 희망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부재하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AI 인재들이 몰려드는 산업 강국이 되고, 농촌과 어촌이 되살아나는 균형발전국가로 변모하는 일은 결코 선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산업구조 재편, 교육 혁신, 과감한 규제개혁, 재정 건전성 확보, 사회적 합의 구축 등 수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후보와 민주당의 정책은 많은 측면에서 거꾸로 가고 있다.
이런 비조화를 언급하지 않고, 비전만 제시하는 것은, 결국 '선거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거대한 구호와 감성적 언어 뒤에 숨은 허구를 냉정히 꿰뚫어볼 때다. 그리고 진짜 필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이재명 후보는 대한민국을 미래로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경국 객원논설위원 /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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