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에도 종류가 있다…효과 제대로 보는 섭취 방법은?
건강한 식단은 신체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은 최소화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비정제 곡물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특히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은 포만감을 많이 주고, 변비 개선에도 효과가 좋은 덕에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체중 조절을 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섭취하곤 한다.
이렇게 식이섬유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식이섬유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식이섬유는 크게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식이섬유별로 자랑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식이섬유도 과다 섭취 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충분 섭취량에 맞게 비율을 지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식이섬유의 종류에 따라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적정 섭취량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다.
수용성 식이섬유: 혈당∙콜레스테롤 조절, 과식 예방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아 끈적끈적한 젤 형태로 바뀌는 특징을 가지는 식이섬유를 말한다. 과일에 풍부한 펙틴, 귀리 등 곡물에 풍부한 베타글루칸, 해조류에 풍부한 알긴산 등이 대표적인 수용성 식이섬유다. 이들은 장 속에서 젤처럼 부풀어 음식물의 이동을 느리게 하고, 소화와 흡수가 천천히 진행되도록 한다.
이로 인해 가장 두드러지는 효과는 식후 혈당 조절이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음식물을 통해 들어온 포도당이 체내 흡수되는 속도를 낮춘다.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뇨병 전 단계, 또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과채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식사 시에는 채소부터 먹는 '거꾸로 식사법'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끈적하게 변한 수용성 식이섬유가 장내 담즙산을 흡착해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산은 콜레스테롤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식이섬유가 담즙산을 배출시키면 간은 부족해진 담즙산을 보충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더욱 많이 대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외과 전문의 심원섭 원장(건강한미래항외과의원)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 속도를 느리게 하고, 위장을 비우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라며 "과식, 폭식을 예방하는 덕에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며, 항염증 효과나 면역력 증진 등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불용성 식이섬유: 변비 개선, 암 예방
불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섬유로, 물을 흡수하면서 부피를 늘리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식이섬유다. 대표적인 불용성 식이섬유로는 녹황색 채소에 풍부한 셀룰로오스, 곡물의 껍질 부분에 많은 리그닌, 버섯류에 함유된 키틴 등이 있다.
대장으로 이동한 불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또한 장내 유익균의 먹이로도 활용되면서 장 건강을 개선하기도 하는데, 이 덕에 장운동이 촉진되어 변비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화장실에 가기 힘들다면 식이섬유를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암 예방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불용성 식이섬유가 대장 속 유해 물질을 빠르게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는 식이섬유가 장의 운동을 촉진해 발암물질의 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설을 촉진해 암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는 채소를 통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암의 위험도를 43~50% 정도 낮출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충분히 먹되 과잉 섭취에는 주의…균형 맞춰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의 건강상 이점이 많다고는 해도, 지나치게 많이 먹기보다는 적정량을 지켜서 먹는 것이 좋겠다. 과다 섭취할 경우, 자칫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비 개선을 위해 불용성 식이섬유를 많이 먹은 후, 대변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장내 가스가 늘어나는 탓에 설사와 복부 팽만감을 겪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식이섬유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변이 장 속 수분까지 모조리 흡수해 버린 탓에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변비와 치질 등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를 섭취할 때 물도 충분히 마실 것을 권한다.
또한 수용성 식이섬유를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담즙산만 흡착해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꼭 필요한 △칼슘 △아연 △철분 등의 미량 영양소까지 흡착해 배출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성장기 아동이나 호르몬 변화를 겪는 여성, 고령층에서는 빈혈이나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무조건적으로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1일 25g, 성인 여성은 1일 20g 정도의 식이섬유를 먹으면 충분하다. 평소 잡곡밥과 채소 반찬을 중심으로 식사를 하고, 간식으로 하루 1~2회 과일을 먹는 정도라면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또한, 반드시 수용성 식이섬유만, 또는 불용성 식이섬유만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자연식품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대표적인 예시가 사과인데, 사과의 껍질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가 많이 들어 있고, 과육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은 편이다. 그렇기에 필요에 따라 주요 급원 식품을 조금 더 챙겨 먹는 방식으로 조절하면 되며, 두 종류의 식이섬유를 균형 있게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심원섭 원장은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의 비율을 1:2 정도로 맞추는 것이 가장 적절한 섭취 방법"이라며 "수용성 식이섬유나 불용성 식이섬유 중 한 종류만 지나치게 많이 먹다 보면 대변을 볼 때 불편을 겪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두 식이섬유의 균형을 맞춰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조언했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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