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세도 어렵다”… 서울 주택 10건 중 6건은 월세

양다훈 2025. 4. 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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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전셋값·금리 부담에 전세 기피… 월세 전환 속도 ‘사상 최고’
서울 도심의 다세대·연립주택 밀집 지역. 최근 전세 물량 부족과 전세사기 우려 등으로 월세 비중이 급증하면서, 서울 주택 임대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에서 신혼집을 찾던 직장인 김모(32)씨는 결국 전세 대신 보증부 월세 계약을 맺었다. 원하는 전세 매물이 드물고 대출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세 비중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높은 전셋값과 금리 부담, 전세사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23만3958건 중 월세 계약은 6만2899건(64.6%)이었다.

이는 대법원이 확정일자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에서 체결되는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 이상이 월세나 보증부 월세인 셈이다.

서울의 월세 전환 속도는 최근 3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2021년만 해도 연평균 월세 비중은 40%대였지만 2022년과 2023년 각각 53%, 56%로 뛰었고 지난해는 평균 60.3%를 기록했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2분기 59.1% → 3분기 60.3% → 4분기 61.2%로 꾸준히 오르다가, 올해 1분기에는 64.6%로 급등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은 공급 부족과 전셋값 상승, 금리 인하 지연이 맞물리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2~3년 전 역전세난이 진정된 뒤에도 전세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는 “지난해 하반기 은행의 가계부채 관리로 전세대출이 쉽지 않았고 금리 인하 효과도 크지 않아 월세 수요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는 물건이 많아져서 월세 매물도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빌라 등 다세대·연립주택에서는 전세사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고액 보증금을 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하면서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도 늘고 있다.

빌라 매매가격 하락으로 공시가격 대비 보증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 ‘전세 일부, 월세 일부’ 구조가 확대된 것이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제주도는 월세 비중이 80%에 달해 가장 높았고 대전(68.5%), 울산(68.0%), 부산(66.5%) 순으로 서울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4월 들어 전세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며 거래가 다소 주춤한 만큼 일부 집주인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해 거래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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