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가 꺼내보인 일기장, 그 깊이의 이유[들어보고서]

황혜진 2025. 4. 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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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TR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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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비가 오는 날이면 우리는 조금 더 솔직해진다. 솔로 아티스트로 컴백한 츄(CHUU)는 바로 그 섬세한 타이밍에 주목했다.

츄는 4월 21일 3번째 미니 앨범 'Only Cry in the Rain'(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을 발매했다. 전작 'Strawberry Rush'(스트로베리 러시) 이후 약 10개월 만의 컴백이다. 이번 앨범은 그간 츄가 보여준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에 비해 한결 차분하고 서정적이다.

'Only Cry in the Rain'은 제목 그대로, 비 오는 날에만 허락되는 감정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날. 그저 조용히 울 수 있도록 허락받은 하루. 그 감정의 타이밍을 츄는 ‘뻐꾸기시계’라는 이미지로 치환했다. 정각이 돼야 울리는 시계처럼 사람들 또한 마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 있다. 마음속 알람이 울릴 때 비로소 우리는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츄는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신보에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층 확장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앨범 전면에 내세운 타이틀곡 'Only Cry in the Rain'은 뉴웨이브 기반의 신스팝 사운드 위에 멜랑콜리한 감성을 얹었다. 경쾌한 리듬 속 흐르는 아련한 정서는 츄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과 만나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외에도 첫사랑의 기억을 그린 'Back in Town'(백 인 타운), 귀여움과 장난스러움을 담은 'Kiss a Kitty'(키스 어 키티), 사랑스러운 고백을 나긋하게 전하는 감성 충만한 'Je t’aime'(쥬뗌므), 독특한 사운드로 소중한 내 자신을 더 사랑하고자 하는 'No More'(노 모어)까지 면면 다채롭다.

각각의 곡은 츄가 경험해 온 감정의 결을 고스란히 담아낸 일기장처럼 다가온다. 특히 츄는 'Kiss a Kitty'에서 랩에 도전하며 색다른 매력을 발휘했다. 'Je t’aime'에서는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표현하며 한층 성숙해진 음악 세계를 드러냈다.

컴백에 앞서 열린 프라이빗 청음회 역시 이번 앨범의 감성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성수동 무비랜드에 꾸려진 공간은 마치 뮤직비디오의 무드보드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연출로 팬들을 맞이했다. 조용한 음악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정각을 기다리듯 곡 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Only Cry in the Rain'은 화려하지 않다. 16mm 필름을 통해 다시 꺼내본 감정의 편집본이자 한 롤의 기억처럼 느껴지는 이번 뮤직비디오는 단순한 서사보다 기억이 사라지는 방식에 대한 감정의 기록에 보다 집중됐다. 왜곡된 색감, 자연스러운 픽셀, 그리고 일부러 정제되지 않은 비뚤어진 구도까지. 영상은 완벽하지 않기에 더 생생한, 거친 표면과 같은 청춘의 한 페이지를 드러낸다. 츄의 목소리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억눌렀던 마음,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번 앨범의 중심에는 '위로'가 있다. 츄는 청춘에게, 울음을 참아온 모두에게 "이제는 울어도 괜찮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다. 뻐꾸기시계는 단지 시간을 알리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의 알람이자 기억의 타이머이며 청춘의 감정을 깨우는 작은 장치다. 그래서 'Only Cry in the Rain'은 향후 펼쳐질 츄의 음악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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