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했던 머위의 맛... 소박하지만 제철 음식의 식도락
홍우표 2025. 4. 28. 09:08

<일상이 뉴스다!>
세상 두려움이 적고 젊음만 있던 시절.
한동안 외딴 절에서 지냈습니다.
강제 채식을 하게 된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항상 초라하기 짝이 없던 절 식탁에 생전 처음 보는 채소가 올라왔습니다.
“뭐지? 호박잎도 아니고....”
“머위란다.”
공양주 보살님이 절 뒤편 비탈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처음 맛보는 그 ‘쌉쌀한 맛’.
‘삼겹살 같은 고기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겠다’ 생각했지만 절에서는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거무튀튀한 절 된장에 싸 먹었던 머위.
며칠 후에는 살짝 데쳐져 된장에 무쳐 나왔습니다.
이래 먹으나 저래 먹으나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위는 그 봄, 그 즈음을 지나면 먹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억세졌기 때문입니다.
절에서 내려온 이후 저는 ‘머위’를 잊었습니다.
그러던 지난주, 30년 만에 지인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야생 머위를 다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인분이 산에서 직접 따온 머위.
이 번에는 정말 ‘삼겹살’같은 고기와 함께 싸먹었습니다.
‘역시나....’
그 때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지....
지난해 이때쯤 ‘야생 두릅’을 처음 먹어본 경험을 글로 썼습니다.
올해는 야생 두릅에 머위까지 더해져 풍성한 식탁이 마련됐습니다.
‘산해진미’가 아니어도 소박하지만 제철 음식이 주는 혀의 만족감은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일에도 때가 있지만 제철 음식이 갖는 묘미 또한 그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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