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무엇을 위하여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

6월 3일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대통령의 비극이 거듭 반복되지만, 대통령 후보자는 차고 넘친다. 이러한 현상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표현하면 지나친 것인가. 그들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것인가. 아마도 그들은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위대한 국민을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든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영광은 무엇이며 위대한 국민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묻고 싶다. 그들은 진실로 준비되어 있는가.
"배우는 과정인데도 공로 세우기를 먼저 뜻으로 삼는다면 곧바로 배움에 해가 된다. 뜻에 필연적으로 천착이 있게 돼 뜻을 만들어서 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덕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먼저 공로 세우기를 일로 삼는 것은 목수를 대신해서 대패질하는 것이니 손이 상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는 말은 북송 최고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장재(1020-1077. 호는 횡거(橫渠))가 했다. 조선 후기 북학파의 실학자인 홍대용이 수백 년 전의 장횡거가 지동설을 주장했다고 언급해 오늘날 우리에게도 알려진 인물이다. 횡거철피(橫渠撤皮)라는 고사도 장횡거와 관계 있다. 뛰어난 철학자인 장횡거가 호피(虎皮)에 앉아 주역을 강의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하루는 훗날 주희(朱熹)가 성리학을 집대성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제공한 정호, 정이 두 형제가 와서 주역에 대해 담론했다. 다음 날 장횡거는 호피를 거두고는 "내가 지금껏 강론한 것은 횡설수설이었다"며 "정 씨 형제가 주역의 본체를 확실히 밝히니, 내가 따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들을 스승으로 삼을 만하다"라고 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고사이다.
장횡거는 지식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회를 위해 정신적 가치를 밝히고, 백성을 위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주고, 선현(先賢)을 위해 끊긴 학맥을 이어받고, 후손을 위해 만대의 평화를 여는 것" 이 말은 우리 대통령 후보들에게도 들어맞는다. 우리 사회를 일컬어 '갈등공화국'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이념갈등, 지역갈등, 남녀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 노사갈등 등 다양한 갈등으로 한시도 바람 잘 날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정신적 가치를 밝혀 사회갈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이른바 정신적 지도자들은 빛을 잃어버렸고 정치적 지도자는 길을 잃어버렸다. 그 결과 개인은 생기를 잃어가고 가정은 무너지고 사회는 찢어지고 국가는 통합과 성장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통합은 멀어진다. 그래서 '사회를 위해 정신적 가치를 밝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지런한 국민 중의 하나가 우리 국민이다. 그것은 무능했던 조선조 말, 처참했던 일제강점기, 북한의 남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6.25 전쟁기 등 수많은 국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성장시켰다. 그러한 위대한 국민들이 세계 1위의 자살률, 입시지옥, 비혼 무자식 심화, 준비 없는 초고령사회의 블랙홀 속으로 속절없이 내몰리고 있다. 이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에 우리는 '국민을 위해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공할 핵무기와 무자비한 사이버공격으로 호시탐탐 적화통일을 노리는 북한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습득한 최신 군사기술과 전쟁경험을 통해 제2의 남침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직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부국강병만이 북한과 그 동조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위대한 국민을 지킬 수 있다. 그래야 전쟁 없는 평화와 건강한 복지 그리고 남북통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대선은 '후손을 위해 만대의 평화를 열어가는' 대통령을 꼭 뽑아야 한다.
횡거철피 고사는 물러날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실되게 멸사봉공하겠다는 소명 의식 없이 '기필코 대통령하고 말겠다'는 사리사욕만 앞세우는 우리 대통령 후보들에게 던지는 따가운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대통령 후보들은 어떠한가. 앞서 말한 세 가지 덕목을 충분히 갖췄는가.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는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는 지혜로운 명성이 없고 용맹스러운 공훈이 없다"고 했다.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김재광 선문대 자유전공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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