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임차권등기 전 이사의 효력

김태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2025. 4. 2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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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하여 임차권등기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3일 정도만 기다려 임차권등기가 된 후 임차인이 이사를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이미 임대차기간은 도과된 상태이니 보험사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임차인이 이사를 늦출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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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하여 임차권등기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임대차가 종료되어 임차인이 이사할 곳을 구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하면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법원의 집행명령에 따라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대항력이 유지되어 이사를 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내려졌으나 실제 등기가 되기 전에 임차인이 이사를 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대법원은 대항력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여 임차인이 임차권등기 전에 이사하여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판결).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그때부터 효력이 인정될 뿐이고 그 전에 점유를 상실하면 종전 대항력은 상실되고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사건의 구체적 경위를 살펴보면,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에 관한 보험계약을 체결해 두었고,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보험사에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했다. 보험사는 2019년 3월 12일 임차인을 대위하여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고, 같은달 20일 임차권등기명령이 내려졌다. 보험사가 4월 5일까지 보험금을 전부 지급하자 임차인은 이사를 했는데, 같은달 8일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 보험사는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 상당액의 반환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지급명령이 확정되자 이를 집행권원으로 임대목적물에 강제경매를 신청했다. 한편 임대차계약 및 보험계약 이후 임대차 목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는데, 경매 목적 부동산이 매각되면 경매로 소멸하는 저당권보다 후순위인 임차권은 선순위 저당권과 함께 소멸하여 임차인이 낙찰받은 매수인에게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가 원고가 되어 위 경매절차에서 소유권을 취득한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임대인 지위 승계를 주장하며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한 것인데, 원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준 반면 대법원은 피고에게는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관할 법원의 업무 사정상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이후 임차권등기명령과 그에 따른 등기가 기입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 임차권등기 전에 임차인이 점유를 상실했더라도 강제경매 개시 결정 이전에 임차권등기가 이루어진 이상 종전의 대항력이 여전히 유지된다고 보았는데, 대법원은 점유를 상실하면 바로 대항력이 소멸하는 것이고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종전과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할 뿐 소멸하였던 종전 대항력이 소급하여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보험사가 임차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도 이를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3일 정도만 기다려 임차권등기가 된 후 임차인이 이사를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이미 임대차기간은 도과된 상태이니 보험사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임차인이 이사를 늦출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등기의 공시기능을 고려하면 법리적으로는 대법원 판단이 타당해 보이는데, 원심이 지적한 '현실'을 감안하면 임차인이 하루라도 빨리 이사할 수 있도록 제도의 취지에 따른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일단은, 임차권등기에 따른 대항력을 유지하려면 등기가 마쳐질 때까지는 이사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김태형 변호사

김태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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