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시즌 PL 우승’ 리버풀 슬롯 역량 검증은 끝, 더 중요해진 여름 [PL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리버풀의 슬롯 감독의 동행 첫 시즌은 대성공을 거뒀고, 이제 다음 시즌을 바라볼 때다.
리버풀은 4월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리버풀은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9-2020시즌 이후 5년 만의 우승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리그 우승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난 2024년 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영국 'BBC'가 축구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프리미어리그 톱4를 예측한 결과, 리버풀을 우승 팀으로 고른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리버풀을 준우승에 둔 전문가도 단 2명에 불과했다. 23명의 전문가가 리버풀을 3위에 뒀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확실시되지만 우승 경쟁에서는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에 대적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된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은 9년 장기 집권한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빅리그 경력이 없는 아르네 슬롯 감독을 선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도 거의 없었다. 상승 요인이라 할 만한 점이 없었다. 리버풀은 지난 2023-2024시즌을 3위로 마쳤다. 4위 아스톤 빌라와는 승점 14점 큰 격차였다. 그러니 큰 변수가 없다면 직전 시즌의 3위를 유지한다는 게 합리적인 예측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리버풀의 우승은 리버풀이 잘한 것도 있지만, 다른 팀들이 못한 덕이 없진 않다.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맨시티가 일찌감치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권보다 강등권에 가까운 위치까지 추락했다. 유일한 대항마였던 아스널 역시 시즌 중반 공격수 부상 등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리버풀이 다소 쉽게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 집권 감독의 사임, 사실상 '0입'에 가까운 선수 보강 등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 상승 요인이 전혀 없었던 팀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승점 페이스를 달린 슬롯 감독의 리버풀을 '빈집털이' 우승이라고 폄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리버풀은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정착시킨 팀이 어떻게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리버풀은 데이터 분석에 능한 팀이다. 리버풀의 구단주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이다. 보스턴은 야구계의 '데이터 혁명'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팀 중 하나인데, FSG는 리버풀을 인수한 후 축구에도 이 모델을 적용하려고 시도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2015년 이후로는 그 모델이 성공의 발판이 됐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 마이클 에드워즈 단장 체제에서 데이터를 근거로 클롭 감독이 선임됐다. 이후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알리송 등 리버풀에서 대성한 선수들도 그 모델에 맞춰 영입됐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후임을 물색하면서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클롭 감독과 전술 유사도가 가장 높은 감독을 가려냈고, 슬롯 감독이 그 기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거로 알려졌다. 이는 클롭 감독 체제에서 쓰이던 선수 대부분이 슬롯 감독 체제에서도 전술 적응 문제 없이 뛸 수 있음을 의미했다.
보완할 부분은 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전후반기 경기력 편차가 컸다. 주전 선수 의존도가 컸던 탓에 후반기 들어서는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 다이크,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는 이번 시즌 리그 전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에서 리그 전경기 선발 출전 선수가 3명이나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반대로 페데리코 키에사, 하비 앨리엇, 엔도 와타루 등 시즌 내내 전력외 자원으로 분류돼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한 선수도 많았다. 앞서 언급된 세 선수는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 단 한 번도 선발 출전한 적이 없다.
이적시장을 소극적으로 보낸 여파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감독만 교체된 게 아니다. CEO와 단장, 수석 스카우트 등 수뇌부도 대거 개편됐다. 기존 선수단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고 슬롯 감독도 이에 동의하면서 전력 보강은 후순위로 미뤄졌다. 사실상 '0입'에 가깝게 맞이한 시즌인데 슬롯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기 시작하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출전시간 격차가 커진 거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는 여름 이적시장이 중요한 이유다. 안식년에 가까운 시즌을 보낸 영입 부서는 1년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슬롯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퍼즐을 끼워맞추야 한다.
특히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르윈 누녜스, 디오구 조타가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던 최전방,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자유계약 이적이 확실시되는 라이트백, 앤디 로버트슨의 하락세가 뚜렷한 레프트백은 새로운 주전 선수가 필요하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커 질적 보강이 절실한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도 큰 돈이 투자될 거로 보인다.
슬롯의 리버풀은 첫 걸음을 매우 잘 뗐다. 맨시티가 부활하고 아스널의 전력이 더 강화될 다음 시즌은 이번 시즌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슬롯 감독의 스타일을 파악한 리버풀이 여름 이적시장을 어떻게 보낼지 주목된다.(사진=아르네 슬롯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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