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협상 테이블에 '환율' 올린 미국... 일본 전철 밟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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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나라와의 관세 협상 테이블에 환율을 새롭게 올린 것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상대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미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 원인이라는 인식을 줄곧 내비쳐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주원인을 환율에서 찾는다.
강(强)달러가 무역 상대국의 의도적 환율 조작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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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나라와의 관세 협상 테이블에 환율을 새롭게 올린 것이 예사롭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상대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미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 원인이라는 인식을 줄곧 내비쳐왔다. 강한 원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진다면 수출 주도인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24일 종료된 한미 ‘2+2 재무·통상장관 회의’에서 통화(환율) 정책은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투자 협력과 더불어 4개 논의 분야로 채택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요청에 따라 양국 재무당국이 다른 의제와 별도로 논의한다. 반면 다음 날 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환율 요구가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주원인을 환율에서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8가지 비관세 부정행위를 꼽으며 첫 번째로 ‘환율 조작’을 올렸을 정도다. 강(强)달러가 무역 상대국의 의도적 환율 조작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다.
수출주도형 국가에 환율 압박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1985년 미일 간에 체결된 플라자합의가 잘 보여준다.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이 합의 이후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으로 표현되는 장기 불황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외환시장 개방 폭이 크게 확대된 만큼 과거처럼 양국 공동 개입으로 환율 방향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직접적 ‘원화 절상’ 압박을 하지 않더라도 원화 약세를 제한하는 각종 조치를 요구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11월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한 데 이어 조만간 발표될 환율보고서를 지렛대 삼아 압박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문가가 아니면 환율 속성을 잘 알기 어려운 만큼 양국 재무당국이 환율을 별도 논의하는 건 나쁘지 않은 뉴스”라고 했다. 그러려면 기획재정부 역량이 중요하다. 최근 원화 약세가 당국의 인위적 조치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입증해 보여야 한다. 이 총재 말처럼 ‘환율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고차방정식 결과’인 만큼 미국에 끌려다니지 말고 그 방정식을 풀 명쾌한 해법을 먼저 내놓는 전문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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