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속전속결’…한국 ‘속도조절’ 관세협상 ‘온도 차’ 좁힐 수 있을까
미국 측 의제 추가 땐 교착 우려…“의도 파악 명확히 했어야”

한·미 양국이 지난 25일 발표한 관세협의 결과를 보면 속도와 내용면에서 온도 차가 읽힌다. 미국은 3~4주 이내의 ‘속전속결 협상’을 몰아붙였지만 한국은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을 1차 시한으로 보고 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투자도 미국은 확신을 하는 반면, 한국은 모호하게 말하고 있다. 그간 미국이 요구했던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의 이슈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주 시작되는 실무협의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이번주부터 구체적인 관세 협의 범주를 정하기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 ‘2+2 통상협의’에 뒤이은 후속 절차다. 세부 분야는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환율 정책 등 4개다.
미국은 속도전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타임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3∼4주에 걸쳐 우리는 (관세 협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서두르지 말자는 입장이다. ‘7월 패키지 협의’를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이 90일간 유예한 상호관세가 효력을 발휘하는 오는 7월8일을 1차 협상 시한으로 본 것이다.
세부 의제를 둘러싼 내용면에서도 다르다. 미국은 각종 무역 의제에서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약속을 받고 싶어 한다. 특히 미국은 오는 6월2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일본과 한국으로부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투자 또는 가스 구매 의향서에 서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반면 안 장관은 “하나하나 따져야 할 게 굉장히 많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이 요구하는 각종 사업에 선을 긋지는 않되, 참여한다고 확답을 주지도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한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의제가 떠오를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선 미국의 소고기나 쌀 수입 확대 문제, 중국 고립 동참 언급 등의 이슈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 무역대표부가 한국에 30개월 이상 소고기,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 수입 개방을 요구했던 그간의 대외적 메시지와 달랐던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장벽보고서(NTE)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협의가 들어올 것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소고기 추가 개방 등 2+2 협의에서 나오지 않은 의제가 나온다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2+2’ 협의에서 미국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협상 범위도 좀 더 명확하게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미국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숙제를 제대로 못하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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