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입증했지만… 재기 노리는 김동연·김경수
더불어민주당 21대 대선 경선의 의미는 원내 1당의 ‘1인 독주’ 체제를 전방위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이재명 후보가 90%를 독식하고, 경쟁자 2인의 득표율 총합은 10%에 그쳤다. 이 후보에 유리하도록 경선 규칙도 바꿨다. 다만 네거티브를 자제해 제2의 ‘명낙대전’이 없었고, 비명계 후보의 공약을 적극 차용키로 했다. 극한 대결을 피한 만큼, 향후 두 후보가 당내 입지를 다질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이날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6.87%, 3.36%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이 후보의 재판 리스크 등 각종 논란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정책 차별화와 비전 알리기에만 주력했다. 지역별 순회경선 연설은 물론, TV토론에서도 ‘원팀’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번 경선에서 세 후보들이 충돌한 지점은 ▲증세 ▲대통령실 이전 ▲개헌 뿐이다.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최종심이 남았지만, 관련 공방은 벌어지지 않았다. 당 차원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도 했다. 정책 경쟁을 하자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어대명’ 기류를 흔들지 말라는 압박성 조치였다. 경선 흥행과 긴장감이 떨어졌단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진영에선 탄핵 후 치르는 조기 대선에서 이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요구해왔다. 이런 기조가 ‘이재명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비명계 후보들이 구조적으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웠던 이유다. 정책적 차별화나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나마 김동연 후보가 대선 정국에서 최초로 ‘증세’를 언급하고, 이 후보 등 정치권의 감세 경쟁을 공개 비판한 정도다. 대선 본선에서도 무분별한 감세를 경계하는 기조가 조성될 전망이다. 경기도가 시범 운영 중인 ‘주 4.5일제’, ‘서울대 10개 건립’ 등 공약을 양당 후보들이 차용하기도 했다. 다만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네거티브를 자제해 극한 대결을 피했다는 평도 있다. 20대 대선 경선의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이 대표적이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당은 오랜 기간 계파 갈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2017년 경선 당시엔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게 ‘18원’ 후원금,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인신 공격성 댓글을 쏟아냈다. 문 전 대통령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런 내홍이 친문(親문재인)과 친명의 대결 구도를 굳히고, 22대 총선 ‘비명횡사 공천’의 불씨가 된 셈이다.
두 사람이 이 후보와 갈등을 최소화 한 건 향후 당내 기반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현직 경기지사인 김동연 후보는 내년 6월3일 열리는 지방선거 때 재선에 도전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가 김 후보의 대표 공약을 적극 차용한 만큼, 정책적 입지를 다질 기회를 얻었다. 이 후보 역시 과거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내며 체급을 키웠다.
김경수 후보는 ‘친노·친문계 적자’ 이미지를 기반으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등 지방분권을 강조했다. 이 후보 공약과 유사하다. 친문계는 이 후보 지지층과 골이 깊지만,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런 식의 충돌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김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재선에 도전하거나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수도 있다. 본선에선 이재명 캠프 내 일정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회자된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오늘 이후로 민주당답게 더 크게 단결하자”면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4기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당선, 민주당의 승리, 압도적 정권교체,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해 제 선거처럼 뛰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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