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기술’보다 빠르다…‘김혜자 트릴로지’ 완성한 김석윤 감독의 ‘천국보다 아름다운’[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5. 4. 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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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 포스터. 사진 JTBC



전작인 ‘협상의 기술’보다 빠르다. 김석윤 감독의 ‘김혜자 트릴로지(Trilogy·3부작)’ 마지막인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전작보다 두 배 이상의 초반 시청률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김석윤 감독의 드라마 연출 중간을 결산하는, 한 챕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서 그 구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석윤 감독이 연출하고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등이 출연한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지난 26일 방송된 3회의 시청률이 닐슨 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이하 동일 기준) 집계에서 6%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6.8%를 찍었다. 지난 19일 첫 회 전국가구 기준 5.8%로 시작한 드라마는 2회 6.1%로 6%의 분수령을 넘었다.

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연출한 김석윤 감독. 사진 연합뉴스



이는 전작인 이제훈 주연, 안판석 감독의 작품 ‘협상의 기술’보다는 높은 출발이다. ‘협상의 기술’은 전국가구 기준으로 첫 회가 3.3%, 2회 6.1%를 기록했다. 전작 역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기에 ‘천국보다 아름다운’ 역시 반환점을 도는 6회 이전 이 수치를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품은 과거 2000년대까지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해피투게더’ ‘개그콘서트’ 등을 연출한 예능PD 출신 김석윤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시트콤 스타일의 ‘달려라 울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 등 초반 작품을 지나 사회고발적 성격이 강했던 JTBC ‘송곳’부터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냈다.

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이해숙 역을 연기한 배우 김혜자 출연장면. 사진 JTBC



그는 예능PD 출신답게 반전을 주는 설정을 좋아하고, 역시 판타지 설정도 즐긴다. ‘눈이 부시게’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주인공이 과거와 현실을 혼동한다는 설정으로 묵직한 반전을 줬고, ‘힙하게’에서는 몸을 만지면 기억이 떠오르는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쓰기도 했다. 주로 초중반에는 코믹한 설정으로 소소한 웃음을 주다가 중반 이후 감동코드를 투입한다는 점이 일관적이다.

김석윤 감독은 이러한 연출 스타일로 회자하면서 이른바 ‘김석윤 사단’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배우 집단을 이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한 김혜자인데, 김혜자는 2011년 ‘청담동 살아요’에서 청담동 생활에 적응하려는 이주자 김혜자를 시작으로 ‘눈이 부시게’에 이어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출연한다.

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고낙준 역을 연기한 배우 손석구 출연장면. 사진 JTBC



한지민은 이번 캐스팅에 예정에 없었으나 김혜자와 ‘눈이 부시게’ 이후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어 출연을 자청했다. 손석구와 천호진은 김 감독과 ‘나의 해방일지’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이정은 역시 ‘눈이 부시게’ ‘힙하게’에 이어 김 감독의 작품 세 번째 출연이다. 김혜자는 전작에서 알츠하이머를 통해 삶의 유한함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죽음 이후, 사후세계의 무한함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드라마의 초반은 일단 코믹한 정서가 강하다. 80세의 나이로 다리가 아픈 남편 고낙준(노역 박웅)을 수발하기 위해 일수를 하러 다니는 이해숙(김혜자)은 남편이 죽고 난 후 결국 자신도 죽어, 뜻밖의 천국행을 통보받고 거기서 젊어진 고낙준(손석구)을 다시 만난다. 남편이 생전 “80일 때가 가장 예쁘다”는 말에 한 번만 정할 수 있는 천국에서의 나이를 80대로 정한 해숙은 젊어진 남편을 보고 크게 상심한다.

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솜이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민 출연장면. 사진 JTBC



노역과 젊은 배우의 부부 호흡도 재기 넘치지만, 해숙의 속마음을 그대로 일러주는 ‘내레이션 기계’의 눈치 없음과 이승과 비슷한 천국의 삶 등은 소소한 재미를 준다. 거기에 반려동물들도 천국에서는 사람의 모습으로 지낼 수 있어, 생전 기억을 가진 동물로서의 모습을 연기로 보여줘 웃음을 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천국으로 온 가족들의 사연과 반려동물과 천국에서 재회하는 사람들, 엄마와 재회하는 해숙의 에피소드 등은 눈시울을 붉힌다. 그리고 솜이 역으로 3회부터 등장하는 한지민의 미스터리한 존재와 지옥과의 은근한 연계는 ‘힙하게’에서 보여줬던 미스터리 코드와 이어지는 전개이기도 하다.

JTBC 주말극 ‘천국보다 아름다운’ 출연 배우 김혜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손석구, 한지민, 류덕환, 천호진, 이정은 캐릭터 포스터. 사진 JTBC



김석윤 감독과 ‘눈이 부시게’ ‘힙하게’를 만든 이남규 작가, 김혜자, 한지민의 재회와 ‘김석윤 사단’의 배우들 그리고 익숙한 코믹과 감동의 연속 전개는 ‘김석윤 스타일’이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완전히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인다. 그리고 한 번 연을 맺은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그의 작품을 다시 고르는 상황 역시 김석윤 감독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완벽하게 재창조된 천국의 세계관 그리고 사후생활이 이렇게 아늑하고 평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선 역시 삶과 죽음이 분리된 경계가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역설하는 철학적 화두도 던진다. ‘김석윤 스타일’의 방점이 되고 있는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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