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경북교육청, ‘따로 또 같이 학교’ 첫걸음⋯책상은 달라도 수업은 하나

지난 25일 영천 신녕중학교 수학 교실.
노트북 화면 속 영안중학교 학생들이 망설임 없이 답을 외쳤다. 화면 너머에서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신녕중 교실 안에서도 환한 웃음이 번졌다.
이날은 농산어촌 소규모 중학교를 연결하는 '따로 또 같이 학교' 공동교육과정 원격수업 시범 운영이 이뤄진 날이다. 신녕중학교와 영천 영안중학교 학생들은 같은 수학 문제를 놓고 실시간 협동학습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함께 답을 찾아갔다.
책상은 달라도 수업은 하나였다. 학생들은 공간의 제약 없이 함께 배우며 각자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 지원까지 경험했다. 수업을 마친 한 학생은 "학생 수가 적어 심화 수업이나 다양한 수업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렇게 함께 공부하니 훨씬 재미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따로 또 같이 학교'는 경북교육청이 농산어촌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한 공동교육과정 모델이다. 올해부터는 교과 수업 중심으로 확대해 신녕중은 교과 원격수업 연구 시범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수업이 끝난 뒤 열린 교사 협의회에서도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교사들은 "원격 수업은 교실 환경이 달라도 학생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업 설계가 중요하다"며 수업 구성과 학생 반응을 공유하고, 학생 중심 프로젝트형 수업 설계 등 개선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교과 특성에 따라 집합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미술·음악·과학 등 실험·실습 중심 과목은 인근 학교에 모여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이론 중심 과목은 원격으로 학생별 학습 속도에 맞춘 개별화 수업을 제공하는 등, 온·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이다.
올해 '따로 또 같이 학교'에는 고령, 문경, 봉화, 상주 등 12개 지역 13개 팀, 37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과목 특성에 따라 탄력적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작은 학교일수록 아이들에게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소규모학교 교육을 공동교육과정으로 확장해, 지역과 학교의 벽을 허무는 교육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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