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효과 30조원’ 기대하는 日, 흥행 부진 속 트럼프 방문에 기대감
‘줄 서지 않는다’ 홍보했는데 기다림의 연속 논란…‘성 중립 화장실’도 입방아에
(시사저널=박대원 일본 통신원)
4월13일 일본 오사카의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이하 오사카 엑스포)가 개막했다.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개최되는 것은 1970년에 이어 55년 만이다. 1970년의 오사카 엑스포는 아시아 최초의 엑스포로서 '인류의 진보와 조화'라는 주제로 미래 도시의 모습에 대한 전시가 열렸다. 55년 만에 다시 오사카로 돌아온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력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이다. 특히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1970년의 오사카 엑스포가 신기술에 기반한 미래 사회로의 '직선적 진보'를 강조했다면, 2025년에는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순환적 성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운영을 담당하는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개막에 앞서 '줄 서서 기다리지 않는 엑스포'의 실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개막 당일인 4월13일, 우천 및 많은 인파로 인한 혼잡으로 방문객들은 기다림의 연속을 경험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몰려든 인파로 오전 9시 개막 이후 입장 게이트 통과까지 약 1시간이 걸렸다. 통신장애 발생으로 인해 사전예약한 관람객이 입장 시 제시해야 하는 QR코드가 표시되지 않아 한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전예약이 필요 없는 파빌리온(전시관)에서는 대기시간이 3시간을 넘기도 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또한, 내부 회전초밥집인 스시로와 구라스시에서는 오전 중에 접수해도 최대 8시간20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오전 중에 이미 접수를 마감했다. 전시관과 화장실 앞에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우천으로 인해 14만 명이 넘는 사전예약자 중 약 11만9000명만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혼잡한 상황이 계속된 것이다.
궂은 날씨로 인한 일부 행사의 취소는 관람객들의 아쉬움을 더했다. 4월13일 오후, 엑스포 개막을 기념해 항공자위대의 비행단 블루임펄스가 엑스포 회장 상공에서 곡예비행을 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중지되었다. 가족과 함께 엑스포장을 방문한 초등학생(9세)은 엑스포 개막 전부터 블루임펄스의 곡예비행 동영상을 보며 기대해 왔다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기상 악화로 인한 블루임펄스의 곡예비행 중지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나카타니 겐 방위상에게 비행단을 다시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방위성은 블루임펄스 재파견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개막 직후 화장실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오사카 엑스포는 전체 화장실 중 40%가 성별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사용 가능한 '올 젠더(All gender) 화장실'(성 중립 화장실)로 설치되었다. 좌변기마다 개별 칸막이가 설치되어 화장실 이용 시 외부로 노출되지 않으며, 세면대와 거울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형태다. 2021년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성소수자(LGBTQ) 배려 차원에서 공항이나 국립경기장 등 공공시설에 '올 젠더 화장실'이 확산되고 있다.
엑스포 내 '올 젠더 화장실'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70대 여성(고베 거주)은 여자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에 비해 줄이 긴 경우가 많다며 "기다리지 않는다면 사용해 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반면 30대 여성(오사카 거주)은 "익숙하지 않아 저항감이 있다"며 사용을 주저했다. 또한 '올 젠더 화장실'과는 별개로 설치된 남자 화장실·여자 화장실과 관련해서는, 성별을 표시하는 마크가 너무 작아 구별이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유아용 화장실도 논란을 낳고 있다. 칸막이 없이 좌변기 3대와 남아용 소변기 2대가 일렬로 나란히 설치된 유아용 화장실에 대해 "아이들의 프라이버시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막 이튿날부터는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4월14일 오전에는 엑스포장의 일부 출입구가 봉쇄되고 관람객 200명 정도가 피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안검사 과정에서 80세 남성(오사카 거주)이 보안검사원의 소지품 검사를 거부하고 폭탄을 소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찰이 소지품을 확인한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개막 4일 차인 4월16일에는 에어건(비비탄 총)을 들고 엑스포장 인근을 활보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되어 논란이 빚어졌으며, 또 다른 80대 남성(오사카 거주)이 엑스포장에 전시 중이던 키르기스스탄산 꿀 1병(약 7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해당 남성은 혐의를 인정하고 "샘플 같아서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소지품에서 전시품으로 보이는 또 다른 물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트럼프 방문으로 반전 기대하는 日
이처럼 오사카 엑스포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이 부각되자, 이시바 일본 총리는 "(개막) 첫날부터 여러 의견이 접수되었다. 주최자 및 경제산업성에 빠른 대응을 지시했다"며 신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 부회장인 마쓰모토 마사요시(간사이경제연합회 회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게이트의 혼란 등 (운영 면에서의) 훈련이 부족했다"며 "첫날의 혼잡은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훈련해갈 것이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개막 이튿날인 4월14일 방문객 수가 개막일의 절반도 되지 않는 5만1000명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저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의 엑스포 사례를 봐도, 후반부에 방문자가 증가해 왔다"며 엑스포가 폐막하는 10월13일까지 2820만 명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경제산업성은 오사카 엑스포 개최로 약 30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사카 엑스포는 전 세계 158개국 및 지역이 참가하는 국제행사이니만큼, 일본을 방문하는 주요국 수뇌 및 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친선 도모 기회로 활용하겠다며 '엑스포 외교'에 힘을 싣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4월15일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천연가스 개발 및 유엔 개혁에 대해 협의했으며,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태평양 도서국인 통가의 울카라라 황태자 겸 외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와야 외무상은 "앞으로도 일본을 방문하는 각국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회담하며, 각국과 협력·연대를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가 잠시라도 방문한다면 단번에 흥행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본은 트럼프가 이번 엑스포의 '미국의 날'인 7월19일 전후에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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