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터졌다’ 제주 역베팅...수백억원 대규모 손실 사태

김정호 기자 2025. 4. 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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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투자자들 온라인 베팅 ‘강행’
제주경찰청, 수사 확대 ‘상부 추적’

제주에서 확산 중인 '역베팅'과 관련해 한 달 만에 대규모 손실 사태가 빚어졌다. 베팅 금액도 눈덩이처럼 불면서 투자금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역베팅 모임 등에 따르면 어제(26일) 저녁 인도의 한 축구 리그 경기를 상대로 '3대 0' 역베팅이 이뤄졌지만 실제 경기 결과와 일치하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모두 잃었다.

역베팅은 해외에 서버를 둔 특정 사이트에 접속한 후 스포츠 경기에 돈을 거는 온라인 게임이다. 경기 결과를 맞추지 못하면 돈을 버는 방식이어서 '역베팅'으로 불린다.

참가자들은 '상부'로 불리는 관리자들의 제안에 따라 밤사이 스코어 '3:0'에 돈을 걸었다. 실제 해당 점수로 경기가 끝나면서 베팅액은 모두 손실 처리됐다.

관리자들은 투자금을 1인 최소 100만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 1만명을 고려하면 손실액만 최소 100억원이다. 거액의 투자자도 있어 실제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역베팅 손실 사태는 앞선 3월 26일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알바니아 축구 경기를 상대로 한 역베팅에서 스코어가 적중해 7만명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돈을 잃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제주도민이다. 지난해 말부터 관리자들이 제주에서 사무실을 차리고 참가자들을 모집해 왔다. 다단계 방식으로 지인이나 제3자를 끌어들여 규모를 키웠다.

초기에는 투자금의 일정 비율로 수익을 얻지만 역베팅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된다. 수익을 내더라도 인출이 제한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제주은행에서는 한 고객이 역베팅 투자금 5000만원 이체를 시도하는 일이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설득에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현재 역베팅은 제주를 비롯해 경기, 강원, 대전, 충북 등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최근 모임을 만들고 제주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역배팅을 통한 고수익 보장'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다수의 투자를 유도하고 조직적으로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고소장에는 사기죄와 유사수신행위, 도박개장,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28일에는 전국 각지의 투자자들이 제주를 찾아 집회까지 열기로 했다.

다만 제주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신상이 금세 알려질 것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고 있다. 상당수는 직장생활과 가족의 피해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경찰청은 다단계 형태의 역베팅 조직의 상부 명단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신병이 확보되면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