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자기복제와 클리셰의 향연
아이즈 ize 정유미(칼럼니스트)

한국 영화계에서 굵직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마동석이 오컬트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다. 범죄 액션 시리즈 '범죄도시'를 4편까지 성공으로 이끌며 주 종목인 액션과 코미디, 국내외 블록버스터를 두루 섭렵한 마동석의 장르 개척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SF 액션에 도전한 넷플릭스 영화 '황야'(2024)에 이어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확장을 시도하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기획자이자 제작자 마동석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프로젝트다. 웹툰과 영화를 함께 제작한 첫 사례는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데몬 헌터스'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웹툰 '거룩한 밤: 더 제로'를 네이버 웹툰에서 공개해 영화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거룩한 밤' 세계관으로 만들어 놓은 이야기를 이미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웹툰 '거룩한 밤: 더 제로'는 마동석이 기획과 원안을 맡고, 판타지 시대극 웹툰 '도롱이' 사이사 작가가 각색을, '무림서부' 정한길 작가가 작화를 맡아 현재 연재 중이다.
'거룩한 밤' 웹툰과 영화의 주인공은 주먹으로 악을 무찌르는 지하 세계 격투기 출신 히어로 강바우다. 영화에선 마동석이 연기하고, 웹툰 캐릭터도 마동석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거대한 풍채가 특징이다. 주인공 강바우는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동생 요셉이 대악마로 각성해 안젤라 수녀와 보육원 아이들을 모두 죽인 사건에서 혼자 살아남는다. 영화와 웹툰 둘 다 바우가 요셉을 쫓는 이야기로, 웹툰에선 형사 진우가, 영화에선 샤론(서현)과 김군(이다윗)이 바우와 팀을 이룬다.

웹툰 '거룩한 밤: 더 제로'는 주인공 바우와 형사 진우가 콤비가 되어 요셉이 이끄는 악마숭배 집단 '루키페르'를 추적하는 버디물 형식이다. 이 과정에서 바우와 요셉의 보육원 시절과 바우가 격투기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의 인연들, 바우가 샤론과 김군을 만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악을 응징하는 바우의 주먹 액션이 '퍼억' '쿵'하는 의성어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지고, 바우와 진우가 루키페르에게 납치된 샤론을 찾아나 나서면서부터 동서양을 넘나드는 오컬트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현재 30화까지 나온 웹툰은 '샤론 납치 사건'이 진행 중으로 바우와 샤론이 만나기 전의 상황이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마를 소탕하는 해결사들 '거룩한 밤' 팀이 신경정신과 의사 정원(경수진)의 의뢰로 악마에 빙의된 동생 은서(정지소)를 구하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주먹 해결사 바우, 퇴마 담당 샤론, 뛰어난 정보 수집가 김군이 각자 역량으로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요셉이 저지른 보육원 사건에서 식구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바우는 은서의 빙의가 요셉의 악마숭배 집단과 관련 있음을 알아채고 요셉과 만나기 위해 악의 무리와 대결한다.

'거룩한 밤' 영화와 웹툰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작용한다. 웹툰을 먼저 보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영화를 먼저 보면 웹툰에서 다룬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마동석과 다름없는 강바우의 액션을 영화로 생생하게 보고 싶을 것이고, 바우가 마르코 신부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와 바우가 샤론, 김군을 만난 계기 등 영화에서 시원하게 보여주지 않은 부분이 웹툰에 나오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마동석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을 것이다.
문제는 '거룩한 밤' 영화와 웹툰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영화와 웹툰을 작품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웹툰이 다루는 내용이 영화보다 풍부하다. 웹툰에는 캐릭터의 과거사가 충분히 설명되고, 굵직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요셉 외에 서브 빌런, 새로운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는 재미가 이어진다. 한국 도처에 악마숭배자들이 암약하는 설정도 흥미롭다. 반면 영화는 소녀 빙의에 한정되어 에피소드 하나를 키운 인상이다. 러닝타임은 92분으로 짧은 편인데도 속도감 있는 전개가 아니어서 체감상 길게 느껴진다.

오컬트, 빙의 소재를 내세우다 보니 기존 한국 오컬트 영화들과 비교도 피해 갈 수 없다. 악마들의 이름 나열, 퇴마 순서 소개, 본격적인 퇴마 장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오컬트 영화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가둔 것처럼 보인다. 기존 오컬트 영화와 다른 새로운 이라면 맨주먹으로 악을 상대하는 마동석이다. 다른 오컬트 영화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차별점이지만, 강바우는 마동석의 최고 캐릭터 '마동석'과 '헬보이' 사이쯤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 캐릭터로 비쳐진다. 마동석 표 코믹한 대사의 타율도 높지 않다. 연출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마동석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가진 인물이 굳이 오컬트 영화의 클리셰를 답습할 이유는 무엇이고,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일군 그가 캐릭터 개발 대신 자기복제에 그친 까닭이 궁금하다. 왕관을 쓴 자의 무게가 점점 버거운 건 아닐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이야기 전개상 시리즈를 계획하고 있다. 웹툰도 현재진행 중이어서 시너지 효과도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띨 것으로 예상한다. 영화가 아직 보여주지 않은 요셉의 정체도 대체 어떤 배우가 얼굴로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거룩한 밤'은 영화 외에 시리즈,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이왕이면 속편은 영화로 제대로 된 승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전편 넘는 속편 '범죄도시 2'의 짜릿한 재미를 아직 잊지 못한다. 빅펀치 만큼이나 강력한 마동석의 절치부심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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