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초상집, 여전히 윤석열 잔칫집[한기호의 정치박박]
두번째 보수 초상집 만든 친윤계, 사죄도 없어
기득권 셀프 재신임에 "충성심, 윤어게인" 난무
"18룡" 들뜨더니 촌극 경선, 찬탄파 포위용인가
빅텐트커녕 감수분열-옥상옥…그들만의 잔치


제도권 보수정당이 5달 내내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기본 명제에서 도주 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과 법령을 깡그리 무시한 12·3 비상계엄을 강행해놓고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 했다.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에 응하는 듯하더니 첫 탄핵안 표결이 불발된 닷새 만에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뒤집었고, 이틀 뒤 탄핵소추됐다. 이후 111일간, 당당한 대통령은 없었다. "비상대권"을 내세우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점령·체포·처단 이슈에선 '쓰고 버리듯' 군·경 지휘관에 책임을 넘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한껏 휘둘렀던 탄핵 잣대에선 '나만 예외'라며 장외 선동으로 연명했다. '이재명은 안 된다'를 만능 치트키 삼아 '대선 착시'에 의존하곤, 대선 준비는 배신으로 몰았다. 여론조사·댓글은 더욱 오염됐고, 보수시민들은 권력발 '지록위마'와 '입틀막' 합병증을 떠안았다. 이해관계자들, 총선 득표율 2%대 외곬정당 입맛대로의 "계몽령" "배신자" 외침은 4·2 재보선 투표장에서 보수 텃밭 지역 지지자까지 몰아냈다. 무능을 선의라고 우긴 "경고성 계엄" 궤변은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 탄핵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상식과 민의 앞에 '그때라도' 바짝 엎드렸어야 했다. 대통령이 파면을 자초한 사건만 두번째로 분명히 보수는 '초상집'이어야 했다. 비선(秘選) 국정농단을 단죄했다던 스타검사가 집권하더니 더한 행적에, '비선 계엄'을 획책해 '자폭'한 탓이다. 그러나 파면 당일 내란 공모 핵심으로부터 "윤 어게인"이란 망상적 구호가 튀어나왔다.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에 안맞는 '대통령 재출마' 운운하며 청년을 수단화한 집회나, 파면된 자가 후계자를 점지하는 촌극마저 이어졌다.
전직이 된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사택으로 돌아온 날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으스댔다. 퇴거 준비 때부터 가관이었다. "계몽령", "내란몰이 탄핵" 망언의 주역들을 줄줄이 불렀다. 2년 전 연판장에 짓눌렸던 이는 늦바람 윤심(尹心)에 겨워 대선주자로 나섰다. 현재는 몰락한 이다. 기득권은 보수 초상집을 '잔칫집'인 척 꾸며왔다. '지난해 12월3일 밤으로 돌아가도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에 불참하겠다'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금배지들만의 '박수' 속 셀프 재신임했다.
계엄선포 즉시 위헌선언·저지에 나섰던 직전 당대표가 '보수는 책임'이라며 대선에 나서자, 없던 결선투표제가 그 때문에 생겨났다고 용산 출신 당 대변인이 공언했다. '윤 파면' 나흘 만에 반탄 종편은 "국민의힘 18룡"을 띄웠다. 광역단체장만 7명에 궐위 대통령의 대행은 "와일드카드"라고 했다. 대관식 준비는 더불어민주당이 한창일 상황인데, 폐족이 골드러시를 연출하나. 와중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를 등진 "충성심" 교시,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윤 어게인" 심리적 창당과 "나의 윤버지"가 뒤따랐다.
"18룡" 다수는 승리보단 포위가 목표였던 것같다. 떨어질 윤심 주자는 떨어뜨릴 사람부터 지목했다. 이름없는 친윤(親윤석열)계 50여명은 '대행 총리'를 추대하자며 당 밖에서 바람을 잡았다. 유력인사는 출마선언 전날 도전을 접었다. 경선판 김이 빠지고 나사도 빠졌다. 예능하자며 의자뺏기 운운, '바퀴벌레와 자동차 바퀴'를 묻는 밸런스게임이 등장했다. '주먹이 운다'는 강행됐다면 주먹을 불렀을 것이다. 1대1 토론아닌 취조극은 "눈에 넣어도…" 7회, "깐족(깐죽)" 12회와 "정신나간 당원들" 진기록을 남겼다.
26일로 마무리된 2차 경선 토론회에서도 국민의힘은 '계엄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을 물은 안철수 후보에겐 한동훈 후보만이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 사과했다"며 호응했다. 김문수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며, 홍준표 후보도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한다며 재차 거부했다. 줄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초래한 민주당에 '내란'이라던 친윤 주류는 넉달 만에 한덕수 대행을 하야시키는 데엔 내로남불이다. 결선 소모전 관문에 옥상옥까지 쌓고도 있다.
"계엄 다음 날부터 윤 대통령의 '김건희 수호 계엄'이란 말이 나왔다", "의문을 푸는 열쇠는 계엄군의 체포 명단에 들어 있다" 등 '계엄의 진짜 이유' 분석이 재론돼도 구(舊) 여권은 불편한 침묵뿐이다. 책임없는 쾌락과, 수요없는 공급만 계속된다. 어느쪽이든 반(反)자유주의적이다. 한편으로 '빅텐트 단일화론'은 뿌리가 다른 정치세력끼리 도모해도 반전이 불투명한데 계엄 DNA의 '감수분열 후 재결합 쇼'만 보게 생겼다. 8달간 떠난 책임당원만 8만에 육박하는 보수 초상집에서 여태껏 그들만이 잔치가 났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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