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대립했던 트럼프···장례 미사 계기로 외교 행보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계기로 한 외교 행보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생전 여러 차례 충돌했던 교황에 대한 “존경심”을 강조하며 말을 아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잠시 회동하는 등 외교 행보에도 시동을 걸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에서 시작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날 밤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그는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이유에 대해 “존경심의 표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식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회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솔직히 교황의 장례식 참석해서 회의하는 것은 조금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전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민 정책, 기후변화 대응 등을 두고 여러 차례 충돌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평했다. 연방정부 등 공공기관 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귀국할 예정이라 로마 체류 시간은 약 15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국 정상이 대거 모였다는 점에서 각종 외교 이슈의 해법을 도모할 만남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중요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이 밖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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