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제주 OO위원회 회의록-녹취록, 공개 범위 더욱 폭넓어진다

제주도 정책 결정을 위한 회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 녹취록이라도 사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공개될 전망이다. 도내 각종 위원회 회의록도 더욱 폭넓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지방법원은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원고 한돈협회의 일부 승소를 결정했다.
1심 법원은 회의 참가자들의 인적을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해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한돈협회는 2022년 7월과 8월 제주도 가축박역심의회 녹취록 등 정보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제주도가 거부하면서 이번 소송으로 이어졌다.
해당 심의회는 양돈업계가 반대중인 '이분도체' 돼지에 대해 회의했다. 당초 제주도는 이분도체 제주 반입을 금지했다가 회의 등을 거쳐 금지 정책을 철회했다. 금지할 명분이 없다는 취지의 결정에 따라 2024년 초부터 돼지를 절반으로 잘라 머리와 내장만 제거한 이분도체가 반입되고 있다.
이분도체 논란을 뒤로하고 이번 소송의 결과는 국민의 알권리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주도는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인사 등으로 꾸려진 수많은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다.
제주도가 회의록을 공개하면서도 녹취록 공개는 거부했다. 회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녹음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정보공개법에 '감사, 감독, 검사, 시험, 규제, 입찰계약, 기술개발,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이다.
1심 법원은 발언자의 인적사항 등 개인 식별정보는 공개되면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회의 참석자들을 공개할 수 없는 비공개 사안이라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발언자가 누군지 모르게 한다면 오해나 혼란을 초래하지 않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녹취록이 회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인 점은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사기업과 관련한 심의 절차나 개인에 대한 인사·징계 등이 아닌 심의회 녹취록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행정의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는 공개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제주도의 수많은 심의회를 비롯해 각 공공기관 등의 공적인 회의록, 녹취록 등에 대한 공개 범위가 이전보다 더욱 폭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