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 사태로 추락한 韓 채권시장[양정대의 전쟁(錢爭)외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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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됐다.
WGBI는 미국∙중국∙일본∙영국 등 25개 주요국의 국채가 포함된 선진 채권지수로 추종 자금 규모가 2조5,000억~3조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WGBI 편입 지연으로 추종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태에서 채권시장은 공급에 대한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는 WGBI 편입 연기가 일본 투자자 등의 투자환경 관련 개선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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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됐다. 편입 시점이 미뤄진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부는 투자환경 개선 요구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WGBI는 미국∙중국∙일본∙영국 등 25개 주요국의 국채가 포함된 선진 채권지수로 추종 자금 규모가 2조5,000억~3조 달러에 달한다. 우리 채권시장 규모로 볼 때 75조~90조 원의 투자금 유입과 이에 따른 0.2~0.6% 금리 하락이 기대됐다. 이는 재정정책 수행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 축소와 외환시장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WGBI 편입 지연으로 추종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태에서 채권시장은 공급에 대한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올해 계획 중인 국채 발행 규모는 197조6,000억 원에 달하는 반면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와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결손 등으로 정부의 가용 자금은 2,000억 원에 불과하다. 당장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조차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WGBI 편입 연기가 일본 투자자 등의 투자환경 관련 개선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등 불안한 정치 상황에다 미국발 관세폭탄에 취약한 경제 상황이 반영됐을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무디스는 최근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0%로 대폭 낮춘 가운데 실제로 1분기 성장률은 -0.2%로 드러났다.
운용 규모나 재정 연계 측면에서 채권시장의 안정은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중립적 대선 관리와 책임 범위 내 관세 협상 등으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정권교체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내란 혐의 연루 의혹을 받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저자세 외교 논란을 자초하는 건 그 자체로 국익을 해치는 행태다.
양정대 선임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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