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전력의 LG,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노린다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2025. 4.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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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위 대혼전 속 4~5경기 차 앞서며 단독선두 질주
염경엽 감독 “선수층 두터워져…올 후반기와 내년에 더 좋아질 것”

(시사저널=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025 시즌 개막에 앞서 "올해 LG는 작년과 다르다"고 했다. 시즌 개막 후 한창 승승장구할 때는 "2년 전 느낌과 비슷하다"고 했다. 2년 전인 2023년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무엇이 염 감독의 자신감을 넘치게 하는 것일까. 

LG는 최근 기세가 조금 누그러졌지만, 4월 중순까지만 해도 8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LG와 다른 9개 팀 사이에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4월22일 현재 순위만 봐도 그렇다. 1위 LG와 2위 kt 위즈의 승차는 4.5경기인데, 2위 kt와 9위 두산 베어스의 승차는 4경기다. 올 시즌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하며 '최약체'로 꼽혔던 10위 키움 히어로즈와 kt의 승차도 5.5경기다. 물고 물리는 순위 다툼 속에서 LG의 초반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보여주는 순위표다. 

4월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2대2로 승리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팀타율·팀피안타율·팀수비율 등 각종 지표 1위

투타, 수비의 안정 속에 LG는 9개 구단과의 첫 상대에서 전부 위닝 시리즈(3경기 기준 2승 이상)를 기록했다. 한화(3승), 롯데(2승), KIA(2승), NC(2승)와의 경기를 모조리 쓸어담았다. 2~9위가 혼조인 이유도 LG가 자비 없이 모든 팀에 강했기 때문이다.

LG가 초반 기세등등한 이유는 각종 지표에 잘 나와있다. 팀타율 1위(0.279), 팀평균자책점 2위(3.07)다. 가장 큰 구장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데도 팀홈런이 삼성 라이온즈(27개)에 이어 2위(26개)다. 득점권 타율은 10개 팀 중 유일하게 3할(0.305)을 넘는다. 클러치 때 집중력이 강했다는 뜻이다. 팀출루율도 1위(0.375), 팀장타율도 1위(0.428)다. 

타선에서는 박동원의 활약이 눈에 띈다. 4월22일 현재 타격 3위(0.361), 출루율 2위(0.460), 장타율 2위(0.653)다. OPS가 전체 1위(1.113)다. 팀 안방마님으로 방망이 솜씨까지 보여주고 있다. 3년 차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장타 능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4월22일까지 8개 홈런(공동 1위)을 터뜨리며 타점 1위(22개)에 올라있다. 국가대표 3루수 문보경은 점점 레벨업되고 있고, 베테랑 김현수나 오지환도 제 몫을 잘해주고 있다. 

투수력은 kt와 리그 수위를 다투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1선발로 손색이 없다. 4월18일 SSG 랜더스전까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투구, 10사사구 35탈삼진 6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 6⅓이닝을 책임지는 전형적인 이닝 이터로, 제구력을 앞세운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런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베테랑다운 노련함과 안정감이 돋보이는 임찬규도 에이스급 활약을 보인다. 생애 첫 완봉승(3월26일 잠실 한화전)을 거두는 등 시즌 5경기 등판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4(33⅔이닝 8자책점)의 성적을 내고 있다. 피안타율이 0.232로 다소 높지만 5경기에서 사사구가 8개밖에 없을 정도로 제구가 잡혀 있다. 여기에 작년 플레이오프 때 자신감을 얻은 손주영과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를 평정하고 온 송승기가 뒤를 받친다. 2선발이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6주간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 건 아쉽다. LG는 대체 선발로 호주 출신 오른손 투수 코엔 윈을 데려온 상태다. 

LG는 선발만큼 강한 불펜진(평균자책점 2위·3.02)을 보유하고 있는데, 김진성·박명근·백승현·김영우·이지강 등이 '믿을맨'으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던 장현식이 마무리 역할을 시작했다. LG는 시즌 24경기를 치르면서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승기를 잡으면 불펜진이 꽉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LG는 팀피안타율(1위)이 0.205에 불과하다. 

4월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LG 염경엽 감독이 3대0으로 승리한 후 승리투수 에르난데스를 격려하고 있다. ⓒ뉴스1

탄탄한 수비, 상대 타선 숨 막히게 해

쌍둥이 군단의 질주에는 탄탄한 수비도 한몫한다. 중견수 박해민을 비롯해 1루수 오스틴, 3루수 문보경,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신민재의 수비가 상대팀의 숨을 막히게 한다. 올해 공인구 반발력이 감소하면서 타구 속도가 예년보다 떨어졌고, 이는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팀들에 유리한 시즌이 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뚫렸다 싶은 타구도 빠른 반응 속도로 척척 낚아챈다. 3월25~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박해민이 외야로 날아간 공을 잡아내면서 한화 타선의 기를 꺾은 게 싹쓸이로 이어졌다. 호수비만큼 상대의 기를 꺾는 게 없기 때문이다. 

LG는 올해 경기당 평균 0.33개(24경기에서 8개) 실책만 범했다. 경기당 평균 0.5개 이하 실책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LG 외에 삼성 라이온즈(경기당 평균 0.42개)밖에 없다. 키움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가 경기당 한 번 이상 실책을 범하는 것과 비교된다. 올해 LG의 수비벽은 2024년(경기당 평균 실책 0.71개), 2023년(경기당 평균 실책 0.89개)과 비교해도 더 견고해졌다. LG의 올해 수비율은 0.991로 작년에 수비가 가장 좋았던 삼성(0.988)보다 더 좋다. 

염경엽 감독의 작전 야구 아래 LG는 뛰는 야구를 하는 팀인데, 올해 초반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경기당 평균 1.74차례 도루를 시도(1.19개 성공)했는데, 올해는 평균 1.21차례만 시도(0.86차례 성공)하고 있다. 염 감독은 "뛸 만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했는데, 만약 LG가 예년처럼 발야구를 가동할 경우 더 다양한 작전이 나올 전망이다.

염 감독은 선수층이 두꺼워진 데서 초반 상승 이유를 찾는다. "작년에는 우승 뒤 세대교체 속에 어린 선수들이 준비가 덜 되어서 고전"했는데, 그 과정을 거치면서 송찬의와 구본혁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송찬의는 작년부터 거듭 기회를 얻으면서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염 감독은 "작년에는 백업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해주니까 선수 기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마무리 훈련 때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타자와 투수가 여러 명 나왔다. 팀 전체적으로 강해졌다. 우리 팀은 올해 후반기,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의 호언대로 LG는 6월 이후 더 강해질 전망이다. 작년 팀 마무리 유영찬과 왼손 불펜 함덕주가 현재 재활 중이고, 2023년 우승 멤버였던 불펜 투수 이정용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끝내고 팀에 복귀한다. 현재 퓨처스(2군)에서 뛰고 있는 터라 곧바로 1군 합류가 가능하다.

LG는 비시즌 동안 기본기 연습을 충실히 했다. 그러면서 뎁스(깊이)를 강화해 왔다. 김현수·오지환·박해민 등 베테랑이 앞에서 끌어주고, 문보경·신민재·송찬의·구본혁 등이 따라온다. LG의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29년이 걸렸지만, 통산 4번째 우승은 어쩌면 더 빨리 현실화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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