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재명 존재감만 키운 대법원 속도전, 그럼 긁어 부스럼?

대법원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속도를 올리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냥 두어도 될 일이 긁어 부스럼이 되고 있는데요. 보수와 진보 진영 양쪽으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대법원이 3심 판결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배경을 알아보고 언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수와 진보 다 욕먹는 대법원
대법원은 24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두 번째 전원합의체(전합)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22일 이 전 대표의 선거법 사건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첫 합의기일을 연지 이틀 만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 달에 한번 정도가 관행인데 이틀 만에 심리를 한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은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고 있고, 진보 진영은 이 후보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적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은 지극히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많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법원의 속도전이 이재명 후보의 대권가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죄 확정을 하든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을 하든 대선 출마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후보의 존재감을 키워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속도를 올리고 있는 배경에는 '6·3·3 원칙'이 있습니다. 선거법 270조는 1심의 경우 공소제기 후 6월 내, 2심과 3심의 경우 전심 판결 후 3개월 내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선거법위반 사건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 후 줄곧 신속한 재판을 강조했지만 이 사건은 1심이 2년 2개월, 2심이 4개월 넘게 걸렸는데요. 대법원이 3심마저 시간을 끌면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후보는 작년 11월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지만 올 3월 26일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는데요.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린 만큼 대법원이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대법원 존재감 확인 차원 얘기도
대법원의 이례적인 속도전이 '존재감 증명 차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과정에서 헌법재판소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유력 대선 후보가 관련된 사건을 방치하면 권위가 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판결이 대선 전 나올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판결이 나온다면 유죄냐, 무죄냐 이고 그다음에 유죄라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이냐 아니면 아예 형량까지 정하는 파기자판까지 하느냐입니다.
대법원 판결 시점은 ① 대선 후보 등록일인 5월 10일 이전 ② 대선 후보 등록 후 6월 3일 이전 ③대선 이후 등 3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대선 전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5월 10일 이전에 결론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입니다. 대법원이 두 번째 심리 기일을 잡았다는 것은 재판 연구관들의 검토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12명의 대법관이 기록을 검토하고 합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대선 후보 등록 후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것인데요.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대법원이 결론을 내리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무죄를 확정하든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하든 어떤 형태로든 대선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대선 이후에 판결이 나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확정 선고를 시도하면 헌법 84조 불소추특권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선 전 파기자판 가능성 없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선택은 무죄 확정,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 파기자판 등 3가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총 13명으로 구성되는 재판부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노태악 대법관의 회피 신청이 인용되면서 이 사건은 총 12명이 심리하게 됩니다. 헌법재판소처럼 대법관 12명이 전원 일치의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인데요. 최소한 8대 4 정도가 돼야 선고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대법원의 결론은 공소 기각으로 2심의 무죄를 확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대법원도 가장 부담이 적은 경우입니다. 5월 10일 이전에 이런 결론이 나온다면 이 후보는 출마 자격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입니다. 이 경우 고등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대선 전 마무리가 불가능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시간을 끌지 않고 할 일을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막을 수는 없지만 출마 자격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헌법 84조 불소추특권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을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기자판'도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판결을 깨고 확정 판결까지 선고하는 방법입니다, 대법원의 전례가 거의 없고 실행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입니다.
◇박범계, "파기자판 0.1%도 없어"
■박균택 민주당 의원-"왜 저렇게 첫날 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를 하고, 기일을 짧은 시간에 두 번이나 열고요. 지나치게 서두르다 보니까 이런 식의 모습은 혹시 대법원장님이나 일부 대법관들께서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 이것도 합리적인 의심이고 우려라고 봅니다."(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윤건영 민주당 의원-"대법원도 조기 대선 국면과 이 사건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혹여라도 대법원이 정치질을 한다고 한다면 그건 모두가 망하는 길이고 우리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25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박범계 민주당 의원-"대법원이 파기자판, 저는 0.1%의 가능성도 없다고 보는데 그런 경우에는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가 없게 되는 거죠. 따라서 그것을 역으로 놓고 보면 5월 10일, 11일 등록 이후에 선고를 잡는다면 그것은 항소심의 서울고등법원에 통으로 무죄가 난 것을 그대로 추인하는 그래서 상고를 기각하는 선고 쪽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거고요. "(23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치적으로 국민의힘에서는 이거 빨리하고 심지어는 파기 자판까지 해라. 이렇게 이제 막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정치적으로도 대법원이 일종의 방어적 행보를 한 거다. 정치적 공격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이렇게 보이고요."(24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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