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퓰리즘 양곡법 밀어붙여 ‘K농업강국’ 가능하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농업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K농업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양곡법 개정과 농업 재해 보상 현실화, 스마트 농업 확산,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 직불금 확대 등 5대 농업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이 후보는 “쌀 적정가격 보장이 필요하다”며 “양곡법을 개정해 쌀값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회기 만료 등으로 세 차례나 폐기된 양곡법 개정을 다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양곡법 개정안을 두 번 발의했다. 첫 번째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폐기됐다. 두 번째 개정안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세 번째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거부권 행사 뒤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다. 폐기된 법안들은 쌀 가격이 일정 기준보다 떨어질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도록 규정해 쌀 공급 과잉과 예산 부담 증가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폐기된 개정안이 시행됐다면 매년 1조 4000억 원의 예산이 추가 소요됐을 것이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추산이다.
민주당은 이전 법안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네 번째 양곡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정부 의무화’ 조항을 다소 완화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수급 조절을 위한 연도별 목표 설정·달성을 위한 시행 계획 수립’ 책무를 부여하고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남는 쌀을 매입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정부에 자율성을 일부 부여했지만 남는 쌀의 정부 매입이라는 본질은 폐기 법안과 다르지 않다. 쌀값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농민 표를 의식한 선심 정책에 초점을 둔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민주당은 쌀 과잉 생산과 재정 악화 등 부작용이 큰 양곡법 개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쌀 경작 농가의 다른 작목 전환 시 지원책 등 농업 발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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