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일찍 만날 걸…” 손잡은 安-李, AI로 풀린 악연의 매듭
安 “한국형 AI 필요” 李 “AI 윤리 기준 느슨해야”
AI 윤리·전략 등 정책 공감대 속 연대 가능성도 열어놔
(시사저널=동경민 인턴기자)

"제가 존경하는, 이공계에 특화된 정치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정치권의 대표적인 앙숙인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모처럼 '화해 무드'를 연출했다. 과거 총선 길목에서 거칠게 충돌했던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AI(인공지능)를 매개로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두 후보는 25일 'AI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안 후보의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광장에서 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 앞서 마주한 두 후보는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훈훈한 분위기'는 토론 내내 이어졌다. 이공계 출신인 두 후보는 △대한민국 AI의 현황 △국내 AI 규제의 문제점 △AI와 관련해 정치가 해야 할 역할 등에 대해 큰 이견없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선 두 후보 모두 한국형 AI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안 후보는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고 어떤 나라에서는 손가락을 두 개 펴는 것이 숫자 2를 가리키지만 어떤 나라는 욕을 의미한다"며 "여러 가지 문화적인 요소를 고려한 한국형 AI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도 "기술의 갈라파고스화는 경계하되 AI는 국가마다 어느 정도의 튜닝(조정)이 필요하다"며 안 후보 의견에 동의했다.
AI 기술 규제에 대해 안 후보는 "한국은 EU(유럽연합)에 이어 AI 기본법을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통과시킨 자랑스러운 국가"라며 "다만 AI 분야의 경쟁력을 살리려면 반년 내지 1년마다 법을 살펴보고 변화하는 한국 형편에 맞게 계속해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AI 윤리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한국이 AI 윤리 기준을 다른 나라보다는 느슨하게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황우석 박사의 연구 윤리 위반 사건 이후 강화된 윤리 규정으로 인해 경쟁력 있던 한국의 생명공학 분야가 일본에 그 자리를 내줬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AI 발전을 위해선 '기술에 대한 대통령의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후보는 "이 업계(첨단 산업)는 변화무쌍하다"며 "지도자는 계속해서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국민의힘에서 당대표직을 수행하던 당시를 언급하며 "(신기술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상한 제안들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를 중요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안 후보는 "과거 군 출신 대통령처럼 '모르면 잘 아는 사람 맡기면 되지'라고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과학자이자 사업가 출신인 본인이 차기 대통령직의 적임자"라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날 대담에서 두 후보는 'AI 학습의 저작권 문제',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 방법', 'AI로 인한 사회적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이 종료된 후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한 호감을 드러냈다. '대선 본선 완주'를 천명한 이 후보는 연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경선을 진행 중인 안 후보는 이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반드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과 힘을 모으는 데 동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와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일찍 만났어야 했는데 후회된다"고 발언하자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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