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눈] "교사 갈아서 유지"…'고교학점제' 본래 취지 살리려면?

서진석 기자 2025. 4. 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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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매주 교사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와 교육현장을 조명하는, '교사의 눈' 시간입니다.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듣는 '고교학점제'가 올해 고1 학생부터 전면 도입됐습니다.


수업 선택권을 높이고, 진로 설계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도입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학교현장은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인력도 인프라도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고교학점제 올해 전면도입

'교육 다양성‧진로 체험' 확대 취지 


교사‧공간 부족 지적에

교육격차 우려까지


현장 교사들, "고교학점제 보완해야"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개선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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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교사의 시각을 통해 고교학점제의 개선 방안을 고민해봅니다.


경기 병점고등학교 정미라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고교학점제가 도입될 때부터 여러 가지 자문부터 다양한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어떤 목적으로 도입이 된 제도인지 그것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정미라 교사 / 경기 병점고등학교 

예,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배움을 존중하는 책임 교육 제도입니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잠재력과 역량을 길러주기 어렵고,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이에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 수준에 맞춰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 있게 이수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학생 중심 교육 시스템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의 진로 선택권을 넓혀주자는 취지에서 도입이 됐다는 말씀이신데요.


지금 전면 도입 이후 거의 두 달이 다 돼 갑니다.


실제 수업 해 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정미라 교사 / 경기 병점고등학교 

현재 2, 3학년은 기존처럼 운영되어 안정적이지만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된 1학년은 새로운 시스템 적응에 따른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 나이스 과목별 출결 관리 방식이 변경되면서, 각 담당 교사가 매 시간 출결을 입력하고 마감해야 하는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 생겼습니다.


기존의 수기 출석부를 활용하거나 담임 교사가 일괄 처리 하는 방식과 달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며, 현장에서는 업무 경감을 위한 시스템 개선이나 효율적인 운영 방안 마련 등의 구체적인 지원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둘째, 최소성취수준에 미도달한 학생들에게 보충수업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1학점당 5차시씩 진행되고 학생들은 기준 출석률(2/3)을 충족해야 이수 처리됩니다.


이로 인해 교사들의 상당한 시간과 노력 투입이 불가피하며, 어떻게 실질적인 학습 효과를 높이고 평가와 연계할 것인지 등 운영 전반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도가 학교 현장에 잘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이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변화에 따른 업무 부담 완화나 필요한 인력/시스템 지원 등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책임지는 공교육의 중요한 방향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세부 과목이 너무 많이 늘어나다 보니까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이 굉장히 크실 것 같습니다.


아직은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 정보를 찾는 전국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SNS 단체 대화방까지 등장을 했다고요.


정미라 교사 / 경기 병점고등학교 

예, 제가 교육부 고교학점제 연수 강사분들과 협력하여 고교학점제 채팅방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기존의 획일적인 수능 중심 교육과정과 달리, 지역 및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지향합니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에 대한 긴밀한 소통과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지하여, 교육부가 실시한 고교학점제 전문가 연수를 이수한 교육과정 부장들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전국 협력지원 채팅방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140시간에 달하는 합숙 연수의 효과를 지속하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교육부나 교육청에 문의하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자 소통 창구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 채팅방에서는 주로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전반과 관련 자료 공유, 고교학점제 업무 및 예산 처리 방식, 교육부·교육청 제공 자료 안내, 각 학교의 문제점 해결 방안, 기간제 교사 긴급 모집 등 다양한 정보와 의견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전국 약 500명의 교사들이 참여하여 각 시도교육청의 진행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때로는 교육청 담당 장학사의 미흡하거나 잘못된 안내가 공유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채팅방은 교육과정 담당 교사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감과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심지어 교육부나 교육청보다 더 많은 정보와 자료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 부족과 미흡한 안내 홍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교사들의 어떤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정부와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을 선생님들이 직접 하고 계시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오늘 저희가 선생님 이 자리에 모신 이유가 고교 학점제와 진로 교육 그리고 교육과정에 대해서 다양한 책을 집필하시기도 하셨고 또 정부의 자문도 해 오신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이 고교학점제의 의미는 참 좋은데 이 취지를 살리려면 어떤 방향으로 보완을 해야 할까요?


정미라 교사 / 경기 병점고등학교 

개혁해야 할 영역은 너무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무엇보다 그 핵심 주체인 교원에 대한 배치와 지원 체계를 재정비해야 합니다.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다과목 지도'가 늘어남에 따라 수업 및 평가 준비 부담이 커지고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기준 수업 시수를 감축하거나 적절한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 단위 순회 교사제를 활성화하고, 교사들이 이를 기피하지 않도록 근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의 경우,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해 지역 단위 교사 배치가 더욱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교원을 충원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역 단위의 기간제 교사 및 시간 강사 확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국가 수준 교육과정 자체의 보완도 필요합니다. 특히 학습 부진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기본 수학, 기본 영어 등 소수 과목을 제외하고는 학업 성취가 낮은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과목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1학년 때 기본 과목을 들은 학생들이 그 이후 다른 학생들과 동일하게 어려운 과목을 따라가기 버거워하며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교육과정을 참고하여, 이 학생들을 위한 별도 과목 개설이나 대안 교육과정 편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행정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고교학점제에서 교사가 여러 과목을 깊이 있게 지도하려면 수업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수업을 담당하는 교원들의 행정 업무는 과감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싱가포르처럼 수업 담당 교사와 행정 업무 담당 교사를 분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게 고등학생들도 대학생처럼 수업을 골라 듣는 제도이지 않습니까?


정말 완전히 구조를 바꾸는 문제이다 보니까 그만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사실 이미 진로 교육을 위해서 자유학기제라든지 학년제는 도입이 된 바 있습니다.


고등학교가 이렇게 바뀌었다면 초등학교, 중학교의 교육과정도 개선이 될 필요가 있을까요?


정미라 교사 / 경기 병점고등학교 

예, 자유학기제나 학년제도와 더불어 초중등 교육과정 자체에 대한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가장 시급한 영역은 학생들의 최소 성취 수준 보장입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실 학습 부진은 이미 초등학교나 중학교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이를 고등학교에만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중학교에 '학교 자율 시간'이 마련된 만큼, 이 시간을 활용하여 학업 성취도가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보충수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이때, 정규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초 및 기본 학력 미달 학생 지도에 전문성을 갖춘 추가 교사 인력을 선발하여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로 교육 측면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교급 전환 시기에 초중고 진로 연계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방향입니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신의 진로에 따른 이수 경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학교 현장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진로 교육 전문성을 강화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진로 교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나아가 초중고 연계를 통한 진로 학업 설계 및 기록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가 교육과정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관련 플랫폼 개발이 시급합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너무나 좋았지만 인력도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 교육의 구조를 바꿀 큰 변화인 만큼 시급한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선생님 시간이 부족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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