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세상을 담은 유튜브 20년

양홍주 2025. 4.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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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18세기 영국 미술계를 대표했던 초상화가 조지 롬니, 나폴레옹의 부인 조제핀 황후 예복 주름의 그림자까지 묘사했던 프랑스 화가 기욤 기용 르티에르의 작품은 실사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해 감탄을 자아낸다.

□19세기 이후 서양 화가들이 이전만큼 실사와 다름없는 그림에 집중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사진의 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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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유튜브 채널 'Voice of Changes'에 올라온 키아누 리브스(오른쪽)와 일론 머스크의 토론 내용을 꾸며내 만든 영상. 유튜브 캡처

추상화풍은 19세기 빅토리아시대가 무르익은 뒤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때까지는 인물이나 정물을 표현함에 있어 주름살 하나까지 실제와 다름없이 그려내는 화풍이 주를 이뤘다. 18세기 영국 미술계를 대표했던 초상화가 조지 롬니, 나폴레옹의 부인 조제핀 황후 예복 주름의 그림자까지 묘사했던 프랑스 화가 기욤 기용 르티에르의 작품은 실사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해 감탄을 자아낸다.

□19세기 이후 서양 화가들이 이전만큼 실사와 다름없는 그림에 집중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사진의 발명이다. 그동안은 대상을 기억하기 쉽도록 실물에 가깝게 그리는 게 미덕이었고, 그래야 '돈'이 되었던 시장은 이제 사진만으로 만족할 수 있게 되면서다. 제국주의가 불러온 '정보의 홍수' 또한 화풍 변화를 불렀다. 미지의 땅에서 가져온 정보를 고된 노동과 흐릿한 기억에 의존해 그림으로 옮겨 저장하는 것보다 '과학의 진보'에 기대는 편이 수월하면서다.

□그림은 추상의 영역을 개척하게 됐고, 그림의 자리는 사진이라는 뉴미디어에 넘어갔다. 사진 한 장의 위력은 정보의 축약, '요약의 힘'이었다. 식민지로부터 거둬들인 박물에 대한 기록의 도구는 20세기 초 그림에서 사진으로, 이후 영상으로 넘어갔다. 과학이 발전하는 만큼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의 부피는 작아졌다. 하지만 작아진 그릇으로 '진짜 세상'을 담아내긴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사실을 요약하는 과정은 끝내 왜곡을 불러들였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주름을 지운 사진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고 한 고백은 꽤 유명하다.

□탄생 20년을 맞은 유튜브는 현존 미디어 가운데 가장 진보했으면서 독보적인 정보 요약의 도구이다. 여기엔 약 20억 개의 동영상이 업로드돼 있으며 매일 2,000만 개 이상이 새로 축적된다. 이용자들은 손바닥만 한 화면으로 수십억 개의 '정리된' 세상을 매일 불러낼 수 있다. 이 작은 창은 얼마나 세상의 진실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100명 중 무려 65명이나 유튜브를 '언론 역할을 하는' 미디어로 본다고 한다.

양홍주 논설위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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