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도 먹이 부족하면 새끼 위해 천리길 마다 않아
반면 자신들의 먹이는 45㎞나 이동하면서 찾아낸 뒤 섭취
환경이 좋지 않은 남극에 사는 펭귄이 먹이가 부족한 시기가 되면 어미는 굶더라도 새끼에서 먼저 먹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의 모성애도 사람에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5일 극지연구소는 남극의 환경 변화로 번식기에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을 때 나타나는 아델리펭귄의 사냥 전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정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약 4만 쌍이 아델리펭귄이 서식하는 남극 로스해 케이프할렛에서 2021~2022년과 2022~2023년 두 차례 하계에 47마리에 위치 추적-잠수기록계를 부착한 뒤 이동 경로와 먹이 사냥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 아델리펭귄은 먹이가 비교적 풍부하고 사냥하기 유리한 환경에서는 거의 같은 장소에서 먹이를 구했다. 그러나 환경이 불리해지자 사냥 장소를 나눴다. 영양 공급을 자주 받아야 하는 새끼들에게 주는 먹이는 가까운 곳에서 구했으며 자신들의 먹이는 먼 곳까지 나가서 찾았다.
특히 이들 펭귄은 새끼의 배를 불리고자 근처의 얼어붙은 바다에 뚫린 구멍 등도 이용했다. 평균 이동 거리는 약 7㎞였다. 반면 자신들의 먹이를 찾기 위해서는 평균 45km를 움직였다. 먹잇감이 충분했던 시기에는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아델리펭귄이 먹이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자 새끼 양육과 자기 영양상태 유지를 위해 ‘이원적 먹이 사냥 전략(Bimodal foraging strategy)’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했다. 단 환경 변화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급격히 진행돼 새끼와 부모 모두 먹이 부족을 겪게 되면 이런 선택도 무의미해지므로 펭귄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과업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보존 조치 이행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의 하나로 수행됐다. 성과 보고서는 지난 1월 ‘Marine Biology’(제1 저자 김유민 연구원·교신저자 김정훈 박사)에 실렸다. 현재 남극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에는 100만 마리 이상의 아델리펭귄과 수만 마리의 황제펭귄, 고래, 물범, 바닷새, 크릴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해수부와 극지연구소는 지난 2017년부터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생태계 변화를 감시해 국제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펭귄은 남극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남극 펭귄의 생존이 위협받으면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 동물의 생태와 적응을 지속해서 감시하는 한편 이에 따라 발생하는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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