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최형우 미친 존재감인데 이승엽 여전히 2위…KBO 통곡의 벽? 훌륭한 레전드들, 위대한 국민타자

김진성 기자 2025. 4.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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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삼성 라이온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은퇴한지 어느덧 8년이다. 심지어 커리어 도중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간 뛰었다. 그럼에도 2위다. 최정(38, SSG 랜더스)에게만 허락된 통곡의 벽인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클러치히터 박병호(39, 삼성 라이온즈)와 최형우(42, KIA 타이거즈). 두 리빙 레전드는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박병호는 26경기서 타율 0.210에 불과하지만, 8홈런 19타점 15득점 OPS 0.858이다. 애버리지도 득점권에선 0.292로 준수하다.

2025년 3월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KIA 최형우가 4회초 1사 후 2루타를 치고 있다./대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8홈런을 쳤다. 그러나 삼성의 그 어떤 타자도 박병호와 같은 조건에서 8홈런을 못 쳤다. 패트릭 위즈덤(34, KIA 타이거즈)에 이어 홈런 2위다. 12.25타석당 1홈런이며, 11.44타석당 1홈런의 위즈덤에 이어 리그에서 홈런생산력이 가장 빼어나다. 삼성의 잔여 118경기서 4타석씩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38.5홈런을 추가, 올해 46~47홈런을 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것은 현재 페이스로 시즌을 마칠 때의 단순계산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미 50홈런 두 차례, 40홈런 한 차례, 30홈런 네 차례를 쳐본 거포다. 아무리 한국나이로 마흔이라고 해도 파워와 요령이 건재하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부상만 없다면 올해 30~40홈런이 가능해 보인다. 박진만 감독도 박병호에게 기대하는 건 30홈런이라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박병호보다 어쩌면 더 박수 받아야 하는 선수가 최형우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을 통해 최형우를 두고 나이는 호적에 적힌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고 했다. 40대 초반이지만 30대 중~후반보다 생산력이 전혀 안 떨어진다.

23경기서 타율 0.274 3홈런 9타점 10득점 OPS 0.822다. 사실 최근 10경기 타율 0.235로 좋지 않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히터지만 지난 10경기 타점도 2개밖에 안 된다. 그래도 삼진 5개에 볼넷 7개로 아무렇게나 막 휘두르다 물러나지 않는다.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는 결승타를 날리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게 최형우다.

최형우는 홈런타자는 아니다. 올 시즌 3홈런이고, 2020년대 들어 20홈런도 두 차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언제든 홈런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 백스크린을 직격할 정도로 파워가 죽지 않았다.

이렇듯 박병호와 최형우는 모범적인 베테랑이자 리빙 레전드다. 두 사람의 통산홈런은 411개, 398개다.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제 몫을 했고, 홈런도 꾸준히 쳤는데 아직도 순위표 위에 또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KBO통산홈런 1위 최정은 논하지 말자. 495홈런으로 어느덧 500홈런 초읽기에 돌입했다. 더 놀라고 소름 돋는 게 두산 이승엽 감독이다. 467홈런의 이승엽 감독은 아직도 홈런 통산 2위다. 박병호와 최형우가 이 나이에도 맹활약하는데 여전히 이승엽 감독을 못 넘었다. 심지어 이승엽 감독은 2017시즌까지 뛰고 은퇴했다. 은퇴한지 8년이나 흘렀다. 더 놀라운 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KBO리그 공백이 합계 16년이다. 그럼에도 최정만이 이승엽 감독을 넘어섰으니, 이승엽이란 타자는 왜 한국 역대 최고타자이자 국민타자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도 박병호가 올해와 내년에 바짝 힘을 내면 이승엽 감독을 쫓아가거나 넘어설 수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FA 계약을 한번 더 체결하면 이승엽 감독에게 도전할 수 있다.

2025년 4월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엽도, 박병호도, 최형우도 어떤 수식어를 달아도 부족한, 대단한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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