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축소판"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10주년
여기 한 자리에 모인 12명의 배심원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만장일치를 이룰 때까지는 방에서 나갈 수가 없는데요.
마치 민주사회를 축소한 듯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합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10주년 무대를 준비하는 연습실, 리허설이지만 배우들의 열기는 실제처럼 뜨겁습니다.
살인범으로 지목된 소년의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가 유죄를 확신하지만, 한 사람의 책임감이 서서히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갑니다.
"누구도 그렇게 100퍼센트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제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2016년 처음 공연된 뒤 전석 매진을 여러 차례 기록한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가장 정의로운 결과를 얻기 위해 시민의 의무를 다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원작은 1950년대 미국이 배경이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관객들에게도 변함없는 울림을 남깁니다.
참여 민주주의를 배우는 교재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인터뷰: 류주연 연출 /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상을 제시하는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 관련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나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어떤 책임이 있다."
10년의 세월동안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연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지만, 달라진 사회의 풍경 속에서 같은 대사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한상훈 / '8번 배심원' 역
"10년 전에는 촉법소년 범죄라든지 이런 게 지금같이 심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그 무죄를 설득해 가야 되는 그 과정이 더 두려워졌달까요?"
작품 속 생각이 다른 시민들끼리 소통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소통이 어려워진 우리 사회에도 경청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인터뷰: 남동진 / '3번 배심원' 역
"자기 자신은 안 그러겠지, 나는 저 정도 아니야라는 것이 팽배하기 때문에 남한테 무례하고 함부로 얘기하고 그런 것들이 많지 않나 생각돼서"
인터뷰: 오일영 / '9번 배심원' 역
"서로 공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나… 잘 듣다 보면 공감되고 이해되고 설득되는 게 있을 것 같거든요."
다음 주 막을 올리는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10주년 공연을 마친 뒤 잠시 휴식기를 가질 예정입니다.
인터뷰: 오륜 / '경비' 역
"10년까지가 아니라 11년 15년 20년까지도 더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되기를 원합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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