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인터뷰] “대선 승리하면 이재명도 끌어안겠다…‘통합의 나라’ 만든다”

강윤서·이원석 기자 2025. 4.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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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빅4’ 안착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
“‘탄핵 찬반’에 매몰되면 선거 진다…이준석·한덕수와 연대 가능”
“사회 통합이 곧 국익…트럼프 상대하려면 ‘스토롱맨 리더십’ 필요”

(시사저널=강윤서·이원석 기자)

"대선에서 승리한 '홍준표 정부'는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 세력과도 함께 갈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세력'을 끌어안겠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30년 정치 경력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구상한 '사회 통합'의 그림이다. 홍 후보는 4월2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대선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사태로 치르는 조기 대선을 또다시 탄핵 찬반 논쟁으로 매몰시켜선 안 된다며 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선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에서 6차례나 언급한 '통합'은 홍 후보가 구상한 '새로운 나라'의 제1과제였다.

홍 후보는 4월2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대통합'으로 가기 위해 일차적으로 '반명(反이재명) 연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대 범위엔 한계를 정해 놓지 않았다고도 했다. 당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파 및 반대파는 물론 당 밖의 비명(非이재명)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최근 급부상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전부 열어놨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재명 후보와 그의 세력에게도 손을 내밀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홍준표 정부'를 맞게 되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대국을 이루기 위해 개헌과 청년 정책을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준표 캠프 제공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출마했다.

"2017년 탄핵 정국 때처럼 정권을 그저 헌납하는 대선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엄중한 각오로 나왔다. 지금 국정 혼란상이 극에 달했다. 국제적인 상황도 굉장히 복잡해졌다. 이 나라 국정을 안정시키고 국제 질서를 헤쳐 나갈 사람으로선 제가 제일 적격이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저는 3개월 전부터 조기 대선이라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대구시에 제가 없어도 모든 것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시스템과 조직을 정비하고, 정책 결정도 다 마친 다음 대구시장을 사퇴했다."

왜 '홍준표'여야 하는가.

"정국을 안정시키려면 세 가지 리더십을 꼭 충족해야 한다. '경륜' '강단' 그리고 세상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제가 그런 측면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가.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닦은 태종처럼 혼란한 정치와 사회 질서를 바로잡고, 대한민국 100년 미래의 터전을 닦을 제7공화국 기반을 만들겠다."

국민의힘의 다른 경선 후보들을 평가한다면.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결국 선거는 '내가' 잘해야 한다. 경선은 즐겁게, 본선은 치열하게 치르겠다."

차기 대통령의 급선무는 무엇이라고 보나.

"제1임무는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탄핵으로 한 시대가 갔으니 새로운 시대에선 '좌우'가 공존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진영 논리에 매몰됐고, 정치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좌우 이념을 넘어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곧 '국익'이다. 정책도, 정치도, 국익이라는 최상위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분열된 사회 모습을 보며 2008년 광우병 파동이 일었던 때가 생각나는데, 당시 제가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야당과 합의해 혼란을 재우고 국회를 운영했다. 이번에도 여야 모두 국정 운영의 파트너라는 점을 잊지 않고 사회 통합을 이루겠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길 전략은.

"저는 부패와 비리로부터 자유롭다. 그리고 국정 난맥상을 극복할 만한 '30년' 경륜이 있다. 반면 이 후보는 국정 난맥상의 한 축을 세운 사람이다.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다면 패륜과 범죄가 난무하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청년들이 짊어질 빚은 쌓이고,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가 될까봐 심히 우려스럽다."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과자의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반명 빅텐트'를 중심으로 단일화 협상의 길을 열어놔야 한다.  중범죄자가 통치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 지금은 탄핵 직후라서 국민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에게 쏠려 있지만,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연대를 통해 '홍준표의 나라'를 만들어내겠다."

누구와 함께 '반명 연대'를 펼칠 생각인가.

"최종 대선후보가 되면 2~3일 내에 이재명 정권을 막을 그런 분들을 다 모셔오겠다. 개혁신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도 같이해야 한다. 이준석 의원을 안고 가지 않으면 대선이 좀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의원과도 늘상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덕수 대행 출마설을 두고 '상식에 반하는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대행이 출마하면 단일화 협상의 길을 열어놓겠다. 다만 두 가지 쟁점은 반드시 짚고 가야 한다. 첫째, 중립적으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분이 대선에 나오면 다시 대행의 대행 체제로 가는 것는데, 이를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가. 둘째, 한 대행은 탄핵당한 윤석열 정권의 총리다.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에서 그 총리가 나온들 과연 승리에 도움이 될까. 이번 대선은 탄핵 찬반을 떠나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만 승산이 있다. 탄핵 찬반에 매몰돼서 선거를 치르면 100% 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덕수 대망론은) 상식에 반하는 정치 행태라고 지적한 것이다."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이 큰데 어떻게 '탄핵 찬반' 논쟁을 극복하는 선거를 만들 것인가.

"이번 대선은 탄핵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선거가 아니다.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로 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대선은 결코 '정권 교체 vs 정권 재창출' 구도가 아니다. 비리, 부도덕, 부패가 만연한 나라로 갈 것인가, 혹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로 갈 것인가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 이재명 정권을 선택할 것인가, 홍준표 정권을 선택할 것인가, 이 양자택일을 국민 앞에 물어보고자 한다."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조치를 요구한다.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 후보로 정권 교체를 해준 사람이다. 그를 탈당시켜야 한다는 말은 참 난감한 얘기다. '정치'에 앞서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법적 책임이 확정된다면 '사면 복권'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아직 형사재판 중이지 않은가.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지 않겠다."

'선진대국 시대'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홍준표 정부'의 핵심 정책을 설명해 달라.

"'선진대국 국가대개혁 100+1' 공약을 발표했다. 100가지 개혁과 '+1'인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한국이 선진대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자유와 창의에 기반한 '민간 주도' 경제 원칙을 확립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5대 경제정책 방향인 ①민관 경제 부흥 계획 추진 ②초격차 기술주도 성장 ③생산성에 따른 분배 ④일자리 창출, 서민 집중 복지 ④후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성장에 비례한 국가부채 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년 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젊은이들 목소리에 늘 귀를 열어놨다. 그들이 지금 무엇이 불안하고, 불만인지 자세히 듣고, 청년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국정 운영에서도 청년 정책을 제1의 가치로 둘 계획이다. 그 방법론으로 △싱가포르 주택 공급 방식 도입으로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아파트 공급 △군 가산점 도입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연금 개혁 △청년도약계좌 가입 요건 완화 및 지원 확대 등 크게 4가지 청년 정책을 제시한다."

한미 관계의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지금 한국은 10대 경제 강국이자 5대 군사 대국이다. 그 강점을 미국에 당당하게 주장하고 '협상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을 찾으려면 협상 대상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결정 방식이 '바텀업'(아래에서 위로)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톱다운'(위에서 아래로)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업자 출신이니만큼 정치도 부동산 거래처럼 한다. 기본적으로 장사꾼, 거래꾼 성향이 짙다. 따라서 거래꾼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거래꾼이 되어 맞받아칠 준비를 해야 한다. 예컨대 기존에 중동에서 수입해 오던 LNG(액화천연가스)나 천연가스를 (미국) 알래스카에서 가져오는 등 한미 무역적자를 줄여주면서 거래 카드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자신이 있나.

"물론이다. 트럼프라는 '스트롱맨(Strong -man)'을 상대하려면 스트롱맨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리더십은 저밖에 없다. '중국 가서 셰셰, 일본에도 아리가또, 미국한테 땡큐' 할 사람인 이재명 후보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겠나."

'제7공화국'을 열겠다고 했는데 개헌이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치 위기의 구조적 원인은 제6공화국의 낡은 헌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대북, 외교 모든 방면에서 '어느 하나 부족한 부분 없는' 선진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재조산하(再造山下·나라를 다시 만든다)의 자세로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국민 의식까지 대한민국 국호를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결국 제7공화국 시대를 열 수 있는 '키'는 헌법을 고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으로 '개헌추진단'을 설치해 개헌 논의에 착수하겠다."

구체적인 개헌 방향성은.

"세부적으로는 4년 중임제, 국회 양원제, 정·부통령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대개혁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곧바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계속 강조한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개헌을 꼭 성공시키겠다. 국가 경영을 위해 30년 넘게 준비해 왔고, 이제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설계하겠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쓴 책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연다》 ⓒ홍준표 캠프 제공

■ "탄핵의 강 건너자" 달라진 홍준표…尹心 대신 民心 좇는다

'새로운 나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화두 던지며 통합론 제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자진하야 기회를 줬어야 했다." 최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당 경선 토론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선택한 '계엄'이란 수단과 탄핵소추 과정에서 당력이 분산된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을 동시에 내비쳤다. 

홍 후보는 이제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탄핵 찬반이란 분열의 늪에서 나와 '미래 국정 운영'에 대한 더 건설적인 논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국민의힘 경선의 장에 대한 자성이자, 그가 중도 민심의 지표를 반영해 이번 대선 메시지를 '사회 통합'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가 다른 후보들보다 한발 앞선 메시지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탄핵심판이 진행될 때도 "만일의 경우 발생할 조기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탄핵 기각·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 '여권' 입장에서 조기 대선을 논하는 데 신중했던 분위기에선 다소 전향적인 목소리였다.

홍 후보는 탄핵 국면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엉겁결에 대선에 임했다가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거침없는 언변은 '30년의 정치 경험'에서 나온다. 국회의원 5선, 여당(한나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 대표 두 번, 경남지사 재선, 19대 대선후보, 대구시장까지 대선, 총선, 지선에 이르는 화려한 이력과 선거 경험을 쌓았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쌓아온 그의 행정력과 정치적 뚝심에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의 합성어)라며 환호하는 팬덤도 적지 않다. 여기에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갖춘 조직력으로 집토끼 민심을 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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