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아픈 손가락, 이제는 더 아프지 않다… 출루율 5할 육박, 난세를 바꿔놓은 물줄기

김태우 기자 2025. 4.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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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타선의 꽉 막힌 흐름을 풀어주며 맹활약을 이어 가고 있는 최준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준우가 아픈 손가락이죠”

시범경기 일정 막판, 개막 로스터 구상에 한창이었던 이숭용 SSG 감독은 “야수 한 자리 결정만 남았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에는 투수 14명을 가져 가기로 결정한 만큼, 야수진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경계선에 걸친 선수가 바로 최준우(26)였다. 열심히 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훈련 성과도 두 눈으로 확인한 터였다. 그러나 한 자리를 준다는 장담을 하기가 어려웠다.

최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외야 겸업에 도전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8년 팀의 4라운드(전체 35순위) 지명을 받은 최준우는 입단 당시 포지션이 내야수, 주로 2루수였다. 타격 재질이 좋은 선수인 만큼 3할을 치는 공격형 2루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정작 수비가 문제였다. 2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 1군에 올라오더라도, 수비에서 믿음을 주지 못한 채 2군으로 다시 내려가기 일쑤였다.

1군에서 주전 선수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수비력은 뒷받침이 되어야 했다. 선수도 이를 알고 있었다.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뭔가 자꾸 실수가 나왔다. 1군 코칭스태프가 믿고 맡기기는 쉽지 않았다. 2루에서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떨어지자, 지난해에는 3루로 보내 송구 자신감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또한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 사이 후배들이 내야 자리를 꿰찼다. 최준우의 위기였다.

타격 자질을 알고 있는 1군 코칭스태프는 최준우의 외야 겸업 아이디어를 냈다. 외야까지 같이 소화할 수 있다면 1군 엔트리 운영이나 경기 후반 운영이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어떻게든 살려 쓰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외야로는 첫 시즌인 만큼 수비력에서 확신을 주지 못했다. 대수비로 쓰기에는 중견수 수비가 가능한 최상민이 있었다. 최상민과 최준우를 놓고 고민하던 이 감독은 결국 최상민을 선택했다.

▲ 1군 콜업 이후 5할에 육박하는 높은 출루율로 팀 공격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최준우 ⓒSSG랜더스

개막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선발 투수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오면서 3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것도 운이 없었다. 하필이면 개막 이후 좌완 선발들을 계속 만났다. 우완 선발이 있었다면 한 번 정도는 선발 출전도 했을 것이라는 게 당시를 떠올리는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1군 기회는 무산되는 듯했다. 최준우를 2군으로 내려 보내는 이 감독은 또 “아픈 손가락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이 유독 최준우를 아쉬워했던 것은 캠프 당시 타격에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집중적으로 타격을 지도한 선수가 바로 최준우였다. 당시 이 감독은 “실전에 들어가서 지금 모습이 계속 이어지는지 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또 절박하게 운동에 매달렸다. 그 모습을 잊지 않고 있었던 이 감독은 4월 6일 다시 최준우를 1군에 불렀다. 열심히 한 것을 알고 있으니 기회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련의 시간은 길었지만, 판단의 시간은 짧은 게 또 1군이다.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노력을 인정한다고 해도 성과 없이는 버틸 수 없는 게 1군이다. 최준우로서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다. 그런 최준우는 이제 SSG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팀 타선이 어려울 때 좋은 활약을 하면서 자신의 노력이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간 2군 성적과 1군 성적의 괴리가 컸던 모습도 점차 지워지고 있다.

최준우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타율은 0.250으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콜업 초기 무안타가 길어졌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여기까지인가 했지만, 다른 게 있었다. 볼넷을 많이 고르고 있었다. 타석에서 침착함은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긍정적인 면을 확인한 이 감독은 ‘타율 0’임에도 최준우를 꾸준하게 썼다. 한 번 안타가 나오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 20일 인천 LG전과 24일 수원 kt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맹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최준우 ⓒSSG랜더스

4월 18일 LG전에서 드디어 첫 안타를 때린 최준우는 20일 인천 LG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2안타 3타점 활약을 하며 팀이 기나긴 연패를 끊는 데 기틀을 놨다. 자신감이 붙은 최준우는 23일 수원 kt전에서 2안타 1볼넷 1타점, 그리고 24일 kt전에서는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1안타 2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t전부터는 외야 수비도 하면서 주전 도약의 마지막 테스트까지 거치고 있다.

볼넷으로 이미 출루율을 제법 쌓아둔 상황에서 타율이 올라오자 시즌 출루율은 0.471까지 올랐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10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9개의 볼넷을 고르는 등 선행 지표가 괜찮다. 타구의 질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붙을 수 있는 여건이다.

SSG의 야수진은 현재 ‘난세’ 그 자체다. 시즌 전 구상이 부상 및 부진으로 상당 부분 흐트러졌다. 최준우도 그런 상황에서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고, 그 기회를 계속 확장하는 와중이다. 수비에서 조금 더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우선권을 얻을 수 있는 성적이다. SSG는 다음 주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 라이언 맥브룸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햄스트링 및 엉덩이 부상으로 아직 시즌을 개시조차 못한 간판타자인 최정도 이르면 다음 주말 돌아올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절박하게 달려들며 물줄기를 바꿔놓은 최준우가 이들의 복귀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시즌 초반 힘겨웠던 SSG 타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최준우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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