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급 남의 집 얘기”…특공 물량 실제 공급률 28.5% 그쳐
서울·세종서는 수요 쏠림 확인…분양가상한제 적용 기대 탓

사회적 배려 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된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가 실제 수요층과의 괴리로 인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정 물량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지만, 정작 청약자를 찾지 못해 일반 공급으로 전환되는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특별공급 청약제도의 운영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청약홈을 통해 공급된 86만95가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별공급 배정 비율은 48.5%로 집계됐다. 그러나 청약 미달로 인해 실제 해당 계층에게 돌아간 물량은 전체의 28.5% 수준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전체 분양 물량 중 특별공급으로 할당됐다가 일반 공급으로 넘겨진 비중이 20.5%에 달했다. 특히 특정 유형에서의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다.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은 무려 73.0%가 청약자를 찾지 못했으며, 기관추천(62.5%)과 노부모 부양(61.6%) 유형 역시 60% 이상의 높은 미달률을 기록했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전국적인 미달 사태 속에서도 서울과 세종시는 특별공급 청약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상회하며 극심한 수요 쏠림을 보였다. 이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감이 자산 배분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산연 보고서는 현재의 특별공급 배분 방식과 실제 공급 실태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유형 및 지역별 물량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저출생 대응 등 정책 목표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 검증이 필요하며, 분양가상한제 지역에 대한 사후 관리 개념 도입과 민간 부문의 자율성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별공급 제도가 공급 수치만 부풀릴 뿐 정작 필요한 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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