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신당역 살인 사건 구상권 청구? 산재법상 제3자에만 가능.. 소송 기각될 수도”
-업무상 재해? 직장 내 괴롭힘과 사측의 분리 조치 논란 등으로 인정
-문제는 구상권 청구, 제3자 불법행위로 인한 재해는 제3자에게만 구상 가능
-사업주 또는 보험료를 내는 동료 근로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아
-전주환, 사건 당시 직위해제 상황.. 대법, 회사 동료로 판단해 소송 기각할 수도
-별도 손해배상? 유족 급여 범위 넘어서는 손해 있을 때만 가능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일까요?
◎ 안준형 > 지난달 26일, 근로복지공단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았던 살인범 전주환에게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당시 다행히도 피해자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서 공단 측이 피해자의 유족에게 지급한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이번에 공단이 가해자에게 그 구상을 청구한 것인데요. 참고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은 2022년 9월에 살인범 전주환이 서울 지하철 역사 안에서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살해했던 끔찍한 사건인데요. 당시 전주환은 범행 1년 전부터 스토킹을 해왔고 이 스토킹으로 인해서 자신에게 실형이 예상되자 1심 선고 하루 전에 피해자를 보복하는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던 사건입니다.
◎ 진행자 > 업무상 재해로 인정이 됐으니까 근로복지공단이 유족에게 급여를 지급했고 근데 원인제공자가 전주환 당신이니까 당신이 토해내라, 이 소송을 냈다라는 거잖아요. 그럼 시작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던 여기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 안준형 > 이게 워낙 끔찍한 사건이라 저도 기억이 나는데요. 당시 법조계 내에서도 과연 이게 산재로 인정이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 논란이 많았습니다. 일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우리나라는 법 이름이 참 다 길어요. 일명 산재법에 따르면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사고나 질병으로 신체적 정신적 손해를 입은 경우를 뜻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요건이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시간적으로 혹은 장소적으로 업무를 수행 중이거나 업무 수행 중인 공간에서 사고나 질병이 발생을 해야 되고.
◎ 진행자 > 이건 지하철 역사였으니까요.
◎ 안준형 > 그렇죠. 두 번째는 그 재해와 업무의 인과관계가 인정이 돼야 되는데 즉 업무를 원인으로 해서 손해가 발생해야 되거든요. 근데 이건 한 개인의 살인 사건이기 때문에 과연 이게 인과관계가 인정이 될 수 있느냐 그게 쟁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법조인들 중에도 이건 산재가 인정이 안 될 가능성도 있겠다 이런 의견들도 많았는데요. 결국은 살인 사건의 시발점이 된 스토킹 피해 자체가 어떻게 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가 있고 또 당시에 사측에서 가해자랑 피해자 간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안 이루어진 사정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것도 결국 어떻게 보면 노무관리나 안전관리 소홀이 있었다라고 봐서 산재가 인정이 됐던 사건입니다.
◎ 진행자 > 산재로 인정한 건 다행이죠.
◎ 안준형 > 너무 다행이죠.
◎ 진행자 > 그러면 관심사는 근로복지공단이 전주환을 상대로 구상 권 청구소송을 냈는데 법원에서 받아들일 거냐,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안준형 > 이게 굉장히 법적으로 어려운 문제거든요. 일단 구상이 뭐냐, 쉽게 얘기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유족한테 유족급여를 줬으니 그 돈을 가해자에게 다시 받아오겠다. 생각해 보면 이게 굉장히 정의에 부합하잖아요.
◎ 진행자 > 너무 당연한 것 같죠.
◎ 안준형 > 그렇죠. 가해자가 최종적으로 금전적인 손해를 부담하는 것,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는 아직도 여전히 현재 논란이 진행 중인 쟁점이에요.
◎ 진행자 > 왜요?
◎ 안준형 > 심지어 1, 2심 하급심과 대법원 판례도 입장이 다르거든요.
◎ 진행자 > 너무나 분명해 보이는데요.
◎ 안준형 > 근데 산재법을 보면 산재법 제87조에 뭐라고 써 있냐.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재해는 제3자에게 구상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써 있어요. 문제는 여기서 제3자가 뭐냐, 그게 법에 안 써 있기 때문에 이 제3자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법원 판단의 영역인데 우리나라 판례는 이렇게 판단을 합니다. 피해 근로자와 동일한 보험 관계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제3자라고 하겠다. 즉 사업주라든지 혹은 같이 보험료를 내는 동료 근로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들한테는 구상을 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 진행자 > 그렇게 돼 있습니까?
◎ 안준형 > 예, 그럼 대법원이 왜 이렇게 판단을 하는지 그 취지를 보면 산재보험의 성격이 책임보험인데 우리가 흔히 사업 현장에서는 위험한 기계도 있잖아요. 또 어떤 사업 현장은 현장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기도 하죠. 이런 것처럼 직장 내에 위험한 사람이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직장이 가지고 있는 위험이기 때문에 결국은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판단을 합니다.
◎ 진행자 > 하여간 상식과 법리 간에는 약간의 간극이 있어요. 근데 유사한 사례나 이런 게 있습니까? 전에.
◎ 안준형 > 이게 최근 판례예요. 2022년 판례인데요. 사실관계를 조금 설명해드리면요. 사회 초년생인 A씨가 입사 5개월 만에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성폭력이 2년이 넘게 이어져 오니까 A씨가 회사에 병가를 내고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인데요. 공단은 산재를 인정했고요. 유족보상금으로 1억 6천을 유족에게 지급한 후에 그 성폭력 가해자인 직장 상사에게 구상금을 청구했어요. 보면 성폭력 가해자가 당연히 구상할 책임이 있을 것처럼 보이죠. 그래서 1심과 2심에서도 가해자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어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의와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라고 해서 인정을 했는데 대법원에서 판결이 깨집니다.
◎ 진행자 > 왜요?
◎ 안준형 > 대법원은 물론 가해자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있지만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산재보험의 취지상 근로공단이 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게 맞고, 제3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해서 이 법문의 제3자를 굉장히 좁게 해석을 했습니다.
◎ 진행자 > 제가 갑자기 드는 궁금증이 하나 있는데 유족급여나 이런 걸 받는 것과 별도로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습니까?
◎ 안준형 > 네,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급여를 받아도 별개로 할 수 있습니까?
◎ 안준형 > 받아도 별개로 할 수 있고요. 그때는 민법이 적용이 돼서 민사상 일반 불법행위 책임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가 있는데 다만 유족급여 등을 받은 걸 넘어서는 손해가 있을 때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법원 판단의 손해액이 예를 들어서 토털해서 1천만 원인데 유족급여로 900만 원을 받았다면 백만 원 한도에서 손해배상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되는 겁니까?
◎ 안준형 > 그렇죠. 유족급여를 받고도 모자란 나머지 손해에 대해서는 당연히 민사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그것도 이해가 안 되네요. 위자료 개념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 안준형 > 위자료 상당액은 추가로 사측이나 혹은 동료 근로자들한테 청구하는 경우들이 있죠.
◎ 진행자 > 그러면 주의 깊게 봐야 되는 포인트가 뭘까요?
◎ 안준형 > 이 사건에서 보면 기사가 나온 게 이틀밖에 안 됐고 재판 기일도 아직 안 열려서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을 해봐야 되는데요. 당시에 전주환이 직위해제 상태였다고 해요, 기사를 찾아보면. 직위해제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대기발령 같은 거란 말이에요. 그렇게 보면 이 사건 사고가 있었던 당시에 가해자랑 피해자가 같은 회사 직원 즉 회사 동료였죠. 아까 그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자칫 구상금 청구 소송이 기각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듭니다. 물론 아직까지 사실 관계가 좀 더 파악이 돼야 되고 대법원 판례라는 것도 얼마든지 또 변경이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이번 사건을 유심히 오래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법에 따르면 제3자가 아니라면 구상금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 이런 거잖아요. 그 법이 맞는 법이에요?
◎ 안준형 > 대법원의 입장과 일반 시민들의 법 감정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진행자 > 그래서 여쭤보는 거예요.
◎ 안준형 > 대법원에서는 어쨌든 사업자가 돈을 내는 거고 근로자도 돈을 내는 게 근로복지공단에서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게 더 넓은 의미의 사회적 정의 근로자 보호 차원에서 부합하다 이렇게 보는 것 같고요. 또 하급심 판례에서는 그래도 잘못한 사람이 최종적으로 돈을 부담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것 같다 이렇게 양측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4대 보험에 이게 들어가는 거고 회사 몫도 내니까 그걸 추가로 뭐를 또 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 이런 취지네요.
◎ 안준형 > 그럴 수 있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변호사님.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