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기 로봇’ 안고 교감… 청년들 ‘아이가 주는 행복’ 느껴요 [지방기획]
전국 최초 휴머노이드 아기 돌봄 체험
수유·재우기·기저기 갈기 ‘프로그래밍’
대학생들 실습… 출산 인식 긍정적 전환
스마트 경로당·AI 산책 도우미 앱
市, 저출생·고령화대책 6217억 투입
최첨단 ICT 적극 활용해 정책 선도

아기를 비스듬히 안은 한 여학생은 젖병의 꼭지를 아기 로봇 입술 안 깊숙한 곳까지 넣어 우유 먹이는 연습을 반복했다. 손가락을 양쪽 발목 사이에 끼운 뒤 부드럽게 양발을 들어 올린 채 기저귀를 갈던 남학생은 능숙한 솜씨로 이목을 끌었다. 어느새 강의실엔 웃음꽃이 만발했다.

저출생·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용인특례시의 인식개선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24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의 휴머노이드를 활용한 아기돌봄 체험은 결혼·출산 예비 당사자인 대학생을 중심으로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임신·출산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마련됐다. 실습을 통해 정서적 교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키우도록 설계됐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인식조사에선 가장 고려돼야 할 대상으로 ‘결혼하지 않은 청년세대’(35.9%)가 꼽혔다. ‘결혼·출산 인식 캠페인 필요성에 동의한다’(77.1%),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 확대’(41.4%)라는 응답률도 높았다.
시는 이번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 이후 청년을 대상으로 출산·양육과 관련한 인식과 태도변화를 측정하고 대학과 협업해 실증 논문을 작성, 체계적 검증과 정책 방향을 설정하도록 했다. 이르면 올 10월 첫 연구논문과 검증 작업이 마무리된다.
사업에 활용되는 센서 반응형 로봇 인형들은 대여품이다. 어린이집 교사 등을 위한 유아안전·돌봄 교육을 위해 고안됐다. 간단한 안기부터 돌보기, 발열 대응, 심폐소생술까지 위기대처 교육이 가능하다. 경로당에선 예비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주 돌봄 체험을 할 수 있다. 최대 96시간까지 설정한 뒤 ‘돌봄 모드’에 들어가면 태블릿을 통해 실시간으로 결과를 보도록 만들어졌다.
◆임신지원금 등 각종 출산·양육 지원금


최근 용인에선 화상을 통해 웃음치료 등 프로그램을 즐기고 기초건강을 돌볼 수 있는 스마트 경로당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연말까지 사업을 마치면 지역 경로당 60곳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양질 일자리·안전망 구축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최근 용인은 도농복합도시에서 기업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구도 꾸준히 늘면서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족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육아와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임신과 출산, 양육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차원에서 취임 첫해부터 초·중·고교 교장과 학부모 순회 간담회를 열고 현장을 돌며 환경을 개선해왔다”고 했다.
용인시는 예비 부모인 청년들의 안정적 교육, 일자리, 주거를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맞춤형 진로 설계를 돕는 청년 워크브릿지 사업, 주거 안정을 돕는 전·월세 지원, 첫 주택 구입 때 금리 부담을 줄이는 생애 첫 주택 구입 대출이자 지원 등이다.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지난해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도 받았다.
이 시장은 “가장 좋은 저출생·고령화 대책은 미래에 희망을 갖도록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용인의 출산율과 임산부 숫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이 같은 시정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이 시장은 “사회 변화에 맞춰 세대와 성별을 넘어 시민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복지 혜택에서 소외됨이 없도록 세심한 정책을 수립해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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