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벼 보급종 종자 공급량 급감…농가 ‘비상’

최상구 기자 2025. 4. 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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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기상이변 탓 작년 절반수준
평택 ‘꿈마지’ 품종 보급 전무
채종포농가 생산 볍씨로 대체
“기후변화 대응형 품종 개발
종자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을”
올해 경기지역 벼 보급종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기 안성지역의 한 농협 공동육묘장에서 모판 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지역에 올해 공급된 벼 보급종 종자 물량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폭염 등 지난해 기상이변 여파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도종자관리소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 공급된 벼 보급종은 ‘삼광’ ‘알찬미’ ‘참드림’ ‘꿈마지’ ‘고시히카리’ ‘추청’ 등 6개 품종 977t으로 지난해 1946t보다 49.7% 감소했다.

특히 평택에서 지역 특화품종으로 개발해 올해부터 보급종으로 공급할 예정이었던 ‘꿈마지’는 종자 생산 실패로 보급종 공급량이 전무했다. ‘추청’ 역시 지난해 589t에서 26t으로 96% 급감했고, ‘참드림’도 621t에서 294t으로 떨어져 타격이 컸다.

이번 공급량 급감은 지난해 8∼10월 이어진 무더위와 열대야, 그리고 늦더위의 영향으로 채종포 벼에서 수발아와 병해충 피해가 확산한 게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중만생종 품종인 ‘추청’ ‘참드림’ ‘꿈마지’에서 피해가 두드러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은 종자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채종포농가가 생산한 벼나 농협이 매입한 벼를 정선해 농가에 볍씨로 공급하거나 공동육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택지역에선 ‘꿈마지’ 보급종 생산에 실패한 이후 지자체와 농협 협의를 거쳐 기존 채종포농가 생산 볍씨로 대체 공급에 나섰다. 경기 안성지역은 지난해 ‘추청’ 보급종 볍씨 159t을 공급받았으나 올해 3t으로 급감해 농협을 중심으로 경기 연천 등 다른 지역에서 볍씨를 확보하거나 ‘골든퀸2호’ ‘고시히카리’ 등으로 품종을 변경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경기 김포지역도 올해 보급종 종자 배정량이 ‘추청’ 1.2t, ‘참드림’ 20t 등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47.3%에 그쳤다.

김포지역의 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는 “보급종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모내기 일정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자체 확보한 볍씨를 농가에 공급하고 있는데, 발아율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생길 경우 농협으로 민원이 들어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정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은 “보급종 종자 공급량 급감으로 농민들이 모내기용 볍씨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형 품종 개발과 보급종 종자 수급 안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도종자관리소 관계자는 “수확기 이상기온에 따른 종자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올해는 채종단지의 종자량 기준을 기존 1㏊(3000평)당 50㎏에서 55㎏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또 채종단지 대표 22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 교육을 하는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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