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문 전 대통령 기소... 3년 수사 끌다 하필 이 시기에

검찰이 24일 전 사위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씨를 채용시켜 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살아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이 기소된 셈이다. 우리 헌정사의 비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대가로 서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취업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2018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서씨가 받은 급여와 주거비, 태국 이주 비용 등을 포함한 2억1,700만 원을 문 전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이라고 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서씨 취업을 계기로 딸 다혜씨에게 생활비를 지원할 필요가 없어져 경제적 이득을 봤다는 논리다. 2020년 4월 총선 출마에 앞서 이 전 의원의 신속한 면직이 이뤄진 배경에도 문 전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기소했다. 지난 2월 소환조사를 통보했음에도 문 전 대통령이 불응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수사란 중대성을 감안하면 증거 확보와 실체 확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3년 5개월 전 시작된 수사를 질질 끌어오다 대선을 40일 앞두고 기소할 만큼 시급함을 요하는 사안도 아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조사에서 면죄부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권 교체 시 기소가 힘들 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고려를 감안하더라도 고위층 인사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검찰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검찰권이 얼마나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법적 책임을 가리는 것과 별개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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