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FAST 중복방영에 케이블TV 끙끙…"콘텐츠값 다시 매겨야"

방송 프로그램이 TV를 넘어 온라인으로 중복 공급되는 '멀티호밍(Multi-homing)'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콘텐츠 대가산정을 비롯한 방송산업 법령체계가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이 케이블TV 업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미디어 연구자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24일 한국케이블TV협회가 주최한 '멀티호밍 시대 합리적 콘텐츠 대가산정' 세미나에서 "멀티호밍은 콘텐츠의 독점력을 떨어뜨린다"며 "희소성이 떨어지는 콘텐츠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광고기반무료스트리밍(FAST)의 등장을 계기로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사들여 방영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났지만,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들은 과거 채널사용사업자(PP) 보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방송법령 탓에 과다한 콘텐츠 대가를 감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체 보도채널과 스포츠 중계권으로 가입자를 붙잡거나 선거광고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쇠퇴를 늦추는 미국 케이블SO와 달리 한국 케이블SO는 가입자 유출에 맞설 대책이 사실상 전무하다. 방송통신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방송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2.6%에서 2022년 1.2%로 악화했다.
잇단 업황악화로 케이블SO가 사업을 포기할 경우 그 여파는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한국보다 사정이 나은) 미국에서도 콘텐츠 대가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PP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내 케이블SO들은 콘텐츠 확보비용, 재송신료 부담, 광고수익 감소라는 3중 압박을 받고 있다"며 "특히 현행 콘텐츠 대가산정 체계는 여전히 단일 플랫폼 유통환경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멀티호밍이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이어 "같은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공급되는 상황에서도 플랫폼들이 각각 대가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는 과도한 비용부담을 초래하고, 결국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해외 케이블SO 업계에선 기본 제공 채널을 줄여 원가를 낮추고 특정 장르 채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일명 '알라카르테(A La Carte·단품요리)' 방식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다. 대만에선 지상파 채널이 없는 요금제도 허용한다. 캐나다에선 방송통신 당국이 재전송료 공동협상에 나서는 구조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도 시청률·광고수익·선호도 등 콘텐츠 소비 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AI)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 대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멀티호밍 시대는 단순한 소비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콘텐츠 유통과 가치평가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전환점"이라며 "케이블TV의 공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지켜내고 시청자 중심의 방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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