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두 친구의 비밀스러운 모험 外
# 두 친구의 비밀스러운 모험
-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이수연 그림책/길벗어린이/2만3000원

2022 아시아 콘텐츠 축제(AFCC)에서 일러스트레이터 갤러리에 선정된 이수연 작가의 그림책. 비 오는 날 금지된 담장 너머, 두 친구의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모험이 시작된다. 맑은 수채화 그림을 통해 비 오는 날의 청량함과 풀 내음 가득한 풍경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서로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 가는 두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과감한 여백과 자유로운 드로잉은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잘 드러낸다. 작가는 아이들의 놀라운 성장을 ‘큰비가 내리고 나면, 몰라보게 자란 풀’에 비유했다.
# 작고 하찮은 존재에 주목한 詩
- 낮은말 받아쓰기/조한일 시집/가히/1만2000원

제주에서 태어나 2011년 ‘시조시학’으로 등단한 조한일 시인의 세 번째 시조집. 조한일은 작고 하찮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에 주목한다. 세상에 대수롭지 않은 사물은 하나도 없으며, 사물들을 하찮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이다. 세상이 버린 작은 사물 안에서 의미화의 보물들을 찾아내는 조한일은 허공이 아니라 이 땅의 낮은말들을 받아쓴다. ‘밥맛’의 1연이다. “내솥의 가장자리 코팅이 꽤 벗겨졌다/ 오늘도 따뜻한 한 끼 밥을 내어주는/ 참 착한 압력밥솥마저 내가 속 많이 긁었구나”
# 시에 대한 99가지 생각들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엽서/성선경 글/김관수 사진/수우당/1만2000원

등단 37년의 성선경 시인이 자신이 시를 쓸 때 중요하게 여겨온 생각의 고갱이들을 99편의 산문으로 풀었다. 한 페이지에 맞춘 엽서 형식의 짧은 글마다 김관수 작가의 사진을 한 장씩 배치했다. 다음 책장을 넘기려는 손길과 생각의 보폭을 한 걸음 늦추게 하는 배려이다. 글을 읽다 잠시 사진에 눈을 두고, 생각의 우물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독서법이 될 것이다. 시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모든 장르의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한 번 만에 다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읽으면 글쓰기에도, 마음을 정리하는 데도 좋겠다.
# 건강을 망치는 불공정한 사회
-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 먹는가/알린 T. 제로니머스 지음/방진이 옮김/돌베개/3만1000원

‘백 세 시대’는 익숙한 말이지만 누구에게나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불공정한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해 건강과 수명에 어떻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저자 알린 제로니머스는 평생 공공보건학자로 연구하며 부정의한 사회가 개인의 건강을 서서히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사회의 사다리 맨 밑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아프고 더 일찍 죽고 있었다. 30여 년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이 책으로 폴링월스재단이 수여하는 올해의 과학상 2023년 사회과학 및 인문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 화가 조풍류의 산천초목 그림
- 풍류, 그림/김석 지음/아트레이크/2만8000원

화가 조풍류의 그림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김석 미술전문기자가 풀어낸 책. 저자는 조풍류를 ‘천생 화가’라고 부른다. 천생(天生)은 하늘로부터 타고남, 또는 그런 바탕이라는 뜻이다. 즉, 종종 예술가들은 ‘타고남’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타고난 예술가라고 하더라도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화가 조풍류의 본명은 조용식이다. 조풍류가 되기까지 묵묵히 오직 그림만 그려온 화가는 한국의 산천초목을 새로운 감각으로 그려내어 한국 채색산수화의 독특한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 아이 성장 돕는 그림책 활용법
- 0~3세 육아, 그림책에 답이 있습니다/이임숙 지음/카시오페아/2만원

아이를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그림책을 다정하게 읽어주면 언어 정서 사회성까지 고르게 자극된다. 그림책에는 부모가 전하고 싶었던 사랑의 말, 아름다운 문장, 세상을 담아낸 어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동 청소년 심리 전문가이자 의사소통 전문가 이임숙 저자가 25여 년간의 임상 경험과 내공을 전해준다. 신생아부터 만 3세까지 그림책으로 아이의 언어 정서 사회성 두뇌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그림책 활용법과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춘 연령별 그림책 120권을 소개한다.
# 우리말 속 담긴 깊은 의미들
-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변택주 글/이승열 그림/원더박스/1만5000원

한자어 ‘열심’ 대신 우리말 ‘힘껏’. ‘열심’은 더울 열(熱)과 마음 심(心)이 이룬 낱말로 ‘더울 열’은 불을 들고 숲을 불사르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이다.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 쓰기를 알려온 변택주 꼬마평화도서관장은 곁눈질하지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다가는 마음이 더워진 것을 넘어서 마음에 불이 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불이 나서 다 타면 재만 남는다. ‘번아웃’이다. 그래서 죽도록 하지는 말고 힘닿는 데까지 하다가 힘에 부치면 쉬라는 것이다. 우리말에서 속 깊은 생각들을 길어 올려 자분자분 들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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