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잡아라" 모병제·여군 확대… 징병제 고수 주장도 [6·3 대선]

김경수 2025. 4. 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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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비주자 정책비교 (6) 국방
이재명, 징병 줄이고 선택적 모병
김경수, 상비병 줄이고 모병 확대
김동연·홍준표, 남녀 완전 모병제
김문수, 남녀에 군가산점제 부여
안철수, 사병 줄이고 부사관 확대
6·3 대선을 앞두고 모병제 및 여성 군 복무 확대가 대선주자들의 국방 안보 공약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병역에 민감한 소위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이 당락의 영향을 크게 미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대선주자들은 남성 징병제 중심에서 벗어나 모병제 및 여군 확대를 통한 상비군 개편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첨단 군 과학기술의 발전도 이같은 병력 체계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그렇지만 병역제 개편 방식을 두고선 대권주자들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4일 국방부와 병무청에 따르면 장교·부사관 모병제를 통해 복무중인 여군은 1만 9200명으로 전체 상비군(47만 여명)의 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체 병력 100명중 4명만이 여군인 셈이다. 여성 징병제가 없는 우리나라에선 모병제 확대를 통해 여군 병력의 자연스런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남성 징병제 위주였던 지난 2002년 69만명에 달했던 국군(상비군)은 2018년 57만명, 2021년 51만명, 2023년 47만7440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인구 급감의 영향으로 오는 2040년경에는 35만~36만 명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군 병력 감소를 막기 위해선 근본적인 병역제도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병역 대상자들이 단기 징집병(복무 10개월)과 장기 모병(전투부사관, 군무원 등, 복무 36개월)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선택적 모병제는 징병제를 유지하되, 일정 조건을 갖추면 군 복무 대신 지원병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형태의 복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혼합형 제도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때도 대통령 임기 안에 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고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모병제 확대" vs "징병제 고수"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징병제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한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군대를 안 다녀와서 그런지 역시 군에 대해 잘 모르는 게 틀림없다"며 선택적 모병제를 반대했다.

한 후보는 또한 "민주당은 의무복무를 10개월로 줄이고 36개월 근무기간으로 모병을 두면 된다면서 이걸 '선택적 모병제'니 '선택적 징집제'라고 운운한다"며 "그러나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에서 그런 모병제는 우리의 선택지 밖이다. 북한 지상군은 우리 3배 규모"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선택적 모병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수십만 청년을 병영에 가둬두는 게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남녀 구분 없는 군가산점제 부활과 여성 전문군인 확대를 공약했다. 김 후보는 "성별의 구분 없이 모든 병역이행자에게 군 가산점을 부여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제도는 병역 이행이 곧 경력 단절을 의미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병역이 곧 경력의 출발점이 되도록 확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 사병, 경찰·소방직 병역필 공약

하지만 한동훈, 김문수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모병제 확대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김경수 민주당 후보는 인구 감소로 인해 현행 징병제만으로는 병력 유지가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상비병력을 35만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부족한 병력은 모병으로 충원하는 '징·모병 혼용제'를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의 모병제 대상 확대도 문을 열어뒀다.

홍준표·김동연 후보는 남녀 모병제에 가장 적극적이다. 여성·민간 인력을 포함한 모병제로 확대·병행 추진할 경우, 일자리 수만개 확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후보는 "모병제를 대폭 확대하여 남녀 전문병사를 대폭 증원함으로써 징병제의 부담을 줄이고, 군 가산점제도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후보도 오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완전한 모병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동시에 군 간부 정년을 단계적으로 60세까지 연장하고 최소 20년 이상 복무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사병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전문부사관을 군 병력의 절반까지 늘리는 내용의 '준모병제'를 공약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심지어 "여성이 지원을 통해 장교나 부사관과 같은 간부가 아닌 일반 병사로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색 공약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여군이 모병제를 통해 장교·부사관으로만 복무가 가능한 것을 사병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2030세대 남성층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이라는 평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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