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합참 계엄과장들 “예방적 계엄은 불가”…윤석열 ‘계몽령’ 정면 반박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에서 예방적·호소형 계엄을 주장하고 있지만, 계엄 업무 실무 책임자인 합동참모본부(합참) 계엄과장을 지낸 군인들은 “예방적 계엄은 선포할 수 없다”며 “전시 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는 계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당시 합참 계엄과장이던 권영환 육군 대령,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육군 준장)은 24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에 대한 내란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재식 차장은 “계엄과장을 했던 사람으로 말씀드린다”며 “계엄이라고 하더라도 국내 치안질서 유지의 대상은 국민이기 때문에 계엄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총을 들고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은 적을 향한 것이 아니어서 예방적으로 선포할 수 없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몽령’이라며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비상계엄은 현실적으로 극도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으며 예방적·정치적 목적의 계엄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그런데도 지난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서 ‘경고성·호소형 계엄’ 주장을 되풀이하며 “계엄이란 건 늘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합참본부 계엄과에 매뉴얼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권영환 대령은 “전시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은 상황에서 계엄 지침이 나간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제가 (계엄과장으로) 근무할 때는 없었고 그 전에 근무한 사람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합참 계엄과는 전시 등에 전시 전환 절차 중 하나로 계엄 실행 연습을 하고 있을 뿐이며, 경고성 호소형 계엄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권 대령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4일 새벽 국회가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을 가결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일머리가 없다”며 계엄사령부 상황실 구성을 재촉했다고 증언했다. 권 대령은 이재식 차장으로부터 “가용병력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국회가 비상계엄해제요구를 의결한 이후라고 증언했다. 이 차장도 자신이 박 총장으로부터 “가용인원을 파악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12월4일 오전 1시께로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의결 이후라고 증언했다.
당시 가용병력으로 알아본 부대는 육군 2사단인데, 2사단은 헬기로 신속하게 서울 투입이 가능한 부대다. 이 차장은 계엄사 내 2사단 출동 준비 논의에 대한 군검찰의 질문에 “2사단 (출동) 명령이 났을 때를 위해 현황을 알아보라고만 했다”고 답했다.
앞서 강호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은 지난 1월14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회의 비상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후 계엄사 관계자가 2사단에 전화해 “출동 준비가 가능하냐”고 문의한 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 사령관은 당시 “이미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가 난 시점이라 합참에 확인하니 ‘그런 지시가 없다’고 해서 사령관 승인 없이 일체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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