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남돌이 커밍아웃, 괜찮나?[스경연예연구소]
배우 윤여정이 최근 자신의 큰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된 가운데, 그룹 저스트비(JUSTB) 배인(Bain·)도 해외 공연 중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K-팝 남자 아이돌 중 최초다.
저스트비 배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저스트비 월드투어 ‘저스트 오드’ 공연 무대 도중 “내가 LGBT 커뮤니티에 속해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백했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약어다.
남자 아이돌 멤버가, 그것도 활발히 활동 중인 현직 아이돌이 성소수자임을 밝힌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앞서 하이브 미국 걸그룹 캣츠아이의 멤버 라라가 팸 플랫폼을 통해 고백한 바 있지만 국내 출신 현역 아이돌의 커밍아웃은 사실상 최초다.
앞서 와썹 출신 지애는 그룹 해체 후 3년 뒤인 2021년 아이돌 출신 최초로 SNS를 통해 “나는 남자와 여자를 모두 사랑한다. 나는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있고 너무 행복하다”는 글을 올려 주목 받았다.
이후 그는 2023년 채널S 예능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해 “25살까지 남자를 여러 명을 만났는데 3개월 이상 못 갔다. ‘그러면 나는 사랑을 못하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했을때 ‘꼭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여자를 만나보자’ 싶어서 여자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엔 하이브 소속 캣츠아이 라라가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에 “8살 무렵부터 ‘half fruitcake(동성애자)’란 사실을 알게됐다”며 “서바이벌에 나왔을 때 사람들이 저를 받아들일지 몰랐고, 기회를 망칠 수 있단 생각에 정말 무서웠다. 팬들의 사랑과 응원에 내 정체성을 확인하게 됐다. 성 정체성은 저의 일부분이다. 이 사실이 전혀 부끄럽지 않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이돌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표현하며 커밍아웃할 수 있게 된 것은 2000년 국내 1호 커밍아웃 연예인 홍석천의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만해도 연예인의 커밍아웃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그는 예능 프로그램 녹화도중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혔으나 제작회의 끝 편집됐고, 결국 잡지 인터뷰를 통해 커밍아웃했다.
이후 하리수, 최한빛 등 트렌스젠더 스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지애를 비롯해 가수 솜혜인, 박우식, 권도운, 아퀴나스(강민수) 등은 성정체성 고백 이후 각종 구설과 비난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지난 2023년엔 트렌스젠더 유튜버 풍자가 진솔한 방송 활동으로 지상파 최초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며 성소수자를 향한 달라진 사회적 시선을 실감케 했다.
저스트비 배인의 커밍아웃에 소속사는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SNS X(구 트위터)에선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응원한다” “소속사 대처가 좋았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국내 커뮤니티 더쿠 등에서도 “우리나라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K팝 가수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용기가 대단하다” “우리나라도 조금씩 바뀌는게 느껴진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배인의 커밍아웃은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한 K-팝 아이돌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사생활로만 치부할 순 없다. K-팝 아이돌은 기획사가 만든 이미지로 팬들의 환상을 사고, ‘연애금지’ 등의 규칙을 통해 팬들의 마음을 붙잡아 수익을 창출해 온 구조다. 특히 멤버 한 명의 돌출행동은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다. 결국 배인 개인의 성정체성은 존중한다 하더라도, 개인의 자유와 집단의 이익이 충돌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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